오월 광주, 다시 제대로 불러야 할 노래들

/ 김태호 박종철출판사 대표

<님을 위한 행진곡>

1983년. 전두환이 대통령이고 학교에 경찰이 진을 치고 있던 황당한 시절이었다. 짧은 머리, 베이지색 면바지, 그와 비슷한 색깔의 얇은 점퍼, 당시 최고급이었던 프로스펙스의 짝퉁인 스펙스 운동화, 이런 차림의 ‘짭새들’이 학교 곳곳에 무리를 지어 있었다. 지금이야 사람이 모이지 않아 못한다고 들었지만, 그때는 그래서 학교에서 집회를 열 수가 없었다. 뭔가를 하려 하자마자 학생보다 많은 경찰과 교직원이 달려들어 해산시키고 연행했다.

그 해가 저물 무렵 ‘학원자율화’라는 이름으로 정부는 몇 가지 조치를 발표했고, 이제 평상시에는 학교에 경찰이 머물지 않았다. 그리하여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대자보의 등장이었다. 얼마 전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한국 사회를 달군 것은 그 내용도 내용이지만 시대에 어울리지 않은 방식 덕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대자보가 지금의 SNS 못지않은 신속한 소통수단이었다. 아울러 교내에서 집회가 시작되었다. 수백 명이 참여하는 것은 보통이었다.

처음에는 학원자율화 조치의 기만적 성격을 알리고 그 대응 방식을 찾는 것이 대자보와 집회의 주요 내용이었으나, 4월을 지나면서 학교는 온통 1980년 5월 광주 이야기였다. 1980년 당시 외국 언론에 실렸던 사진과 기사를 소개하는 대자보, 언제 어디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는지를 정리한 대자보, 미국과 한국의 정부는 진상을 규명하고 사과하라고 주장하는 대자보. 사진은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복사에 복사를 거듭하면서 거의 알아볼 수 없게 된 사진을 보노라면, 아마도 원본 사진이나 실제보다 더 참혹했을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게 되었다. 가마니에 덮여 널브러져 있는 주검들, 무릎이 꺾인 젊은이를 곤봉으로 내려치는 계엄군, 태극기로 덮은 어마어마한 수의 관 …….

1981년 김종률이 쓴 〈임을 위한 행진곡〉의 악보

1981년 김종률이 쓴 〈임을 위한 행진곡〉의 악보

<출처: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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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호_오월 광주 다시 제대로 불러야 할 노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