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독일로부터 무엇을 배울까?

/ 이동기 강릉원주대 사학과

  1. 독일 통일의 교훈?

“경험과 역사가 가르쳐 주는 것은 민족과 정부들이 역사로부터 어떤 것도 배우지 못했으며 그것에서 끌어낼 만한 교훈대로 행동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이다.” 철학자 헤겔이『 역사철학 강의』의「서문」에서 그렇게 말한 이유가 당시 베를린대학의 직장 동료였던 역사가 랑케가 글에서 더러 자신을 조롱하니 그를 맞받느라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사변적 역사철학자 헤겔과는 달리 랑케는 시대적 맥락과 시공간적 개별성을 강조한 역사주의Historismus적 관점과 방법론을 내세워 법칙적 역사인식과 진보사관을 거부했지만, 헤겔과 마찬가지로 역사에서 손쉽게 정치적 도덕적 교훈을 끄집어내는 계몽사상가들의 실용적 역사관Pragmatismus을 비판했다. 전문적 역사가라면 ―비록 “도깨비 같은 역사철학자들”과는 다른 이유지만 같은 취지로―‘ 역사에서 교훈을 배운다’느니‘ 역사는 삶의 스승’이라는 식의 인습적 주장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인간 삶과 역사 과정의 일회성과 비반복적 성격 때문이다. 역사 과정의 시공간적 조건과 맥락이 항상 다르고 역사 행위 주체자도 계속 다른 이상, 역사를 통해서 직접적 교훈이나 구체적 지침을 끄집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민족과 정부들이” 역사 과정의 맥락 차이를 고려해 간접적이고 매개된 사유의 자료와 성찰의 근거를 확보한다는 의미에서 지혜를 배우고자한다면, 역사는 여전히 유용하고 필수적이다. 아니, 역사가 아니라면 달리 무엇으로부터 배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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