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 왼쪽에서 바라본 지방선거와 시대 풍경

지금 여기에서 정치란 무엇인가?

금민 편집위원장

정치적인 것 또는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부터 던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거짓 정치와 참된 정치를 구별하고 과연 진리의 정치란 무엇인가를 묻지도 않겠다. 공공체 파괴, 주권자 해체, 정치 실종에 대한 개탄으로 글을 시작하는 것도 이제 와서는 말의 존엄을 세우는 것에 불과할 것이며 말 속에 피난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시작해야 할 곳은 엄연한 현실, 정치란 더 이상 불가능한 것 같은 현실, 정치 없는 파국만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 같은 지금 여기의 현실일 뿐이다. 그래서 글이 시작되어야 할 지점은 이제는 더 이상 정치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정치를 관리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정치제도의 내부에서 최근 일어난 두 가지 사건인 것 같다. 하나는 지난 6월 4일에 실시된 지방선거이며, 하나는 이 글이 쓰인 이 시점까지도 정리되지 않은 문창극 사태다.

글은 두 가지 사건의 표층에서 시작하여 제도적 수준에서 다시 한 번 밖으로 구축되고 유령화된 사건의 심층을 드러내 보이고자 한다. 사건의 심층에서 우리가 다시 마주치게 될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야흐로 모습을 드러낸, 그러나 아직 실현되지 않은 파국, 바로 세월호라는 유령일 것이다. 세월호, 그것이야말로 모든 것이 관리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일상에 유령처럼 출몰하는 파국의 현현顯現이라 할 것이다.

누가 관리할 것인가를 둘러싼 투쟁

세월호 참사로 여느 때보다 투표율이 높았지만 제도정치의 폭과 내용이라는 점에서 볼 때 6·4 지방선거는 최악의 선거였다고 말할 수 있다. 정치공동체의 미래를 둘러싼 전망 투쟁은 찾아 볼 수 없었으며 복지 영역에서의 미시적인 정책 논쟁마저 자취를 감추었다. 이 점에서 2014년 지방선거는 2010년 지방선거보다 퇴행적이다. 거대 야당은 세월호 참사를 정부와 집권당의 무능과 무책임으로만 몰고 갔으며 사태의 총체성에 접근하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세월호를 오직 21세기에 일어난 가장 어처구니없이 미개한 사태로 취급했으며 정상적 국가라면 그 정도의 안전 관리는 당연히 제공해야 할 것이라는 일반의 상식에 의존했을 뿐이다. 대중의 경악은 현실의 국가가 그러한 정도의 안전마저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이러한 경악에 대한 야당의 답변은 박근혜정부가 비정상적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참사의 원인인 규제 완화와 신자유주의, 이윤 지상주의와 성장 지상주의에 대한 공격은 가급적 삼갔다. 아니 거의 하지 않았다. 안전을 보장하는 국가라는 가상에만 의존해서도 세월호 참사나 만들어내는 비정상적 박근혜정부를 공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어느 정도는 주효했다. 선거 결과에서 야당은 출발선에서의 열세를 많이 만회했다. 하지만 사태의 무게와 세월호 이후의 선거 여건에 비하면 틀림없이 초라한 성적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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