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우리’의 정치를 위하여

녹색좌파의 길 – 시대, 대안, 전략

금민 편집위원장

걸어온 길을 돌이켜 보고 나아갈 길을 가늠할 때가 왔다. 험한 길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기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고 미로를 헤매지 않을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보증이다. 그러한 보증이란 언제나 현실 인식에 기초해야 할 것이며 지금 여기의 현실 너머의 실현 가능한 대안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의 형태로 부여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누구이며 현실을 어떻게 바꾸고자 하는가, 이를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변의 형태로 지금까지 『좌파』는 많은 글을 실어 왔다. 이 글은 논의를 더 펼치기보다는 지금까지의 논의를 더 간결하고 명료하게 정리하는 일에만 목표를 둘 것이다. 그리하여『 좌파』가 주장해 온 녹색좌파 전환, 곧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사회적 생태적 전환의 상이 좀 더 명료해진다면 이 글의 소임을 다했다 할 것이다.

1. 시대의 성격과 전환의 과제

정치는 지금 여기에서의 일이다. 정치적 시공간을 떠나서 정치를 논하는 것은 규범적 정치철학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적 정치이론이 될 수 없다. 흔히들 1980년대 이후의 시대를 신자유주의라고 부른다. 그 이전의 자본주의와 비교할 때 이 시대의 중요한 두 가지 특징은 불안정노동체제의 전면화와 금융시장자본주의의 지배이다. 정규고용 중심이던 과거의 노동체제는 해체되고 불안정노동이 전면화되어 전 세계적으로 고용인구의 1/4이 불안정노동을 수행하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도 불안정노동의 확산의 시기를 거쳤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2012년 8월 한국의 비정규불안정노동자는 8,428,000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47.5%에 달한다. 노동자성이 인정되지 않는 특수고용노동자를 합친다면 절반 이상이 비정규불안정노동에 내몰렸다고 볼 수 있다. 불안정노동자의 증대로 정규고용은 포위되었으며 실질임금은 억제되고 소비는 주로 신용 팽창을 통해 뒷받침되었다. 또한 1970년대에 산업적 축적이 한계에 처하자 실물 생산과 유리된 금융적 축적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시도는 전 사회 영역에 걸친 금융화를 낳았다. 주주자본주의는 생산기업의 경영을 금융화하여, 사업의 중장기적 전망이 아니라 단기적 성과를 통해 주주 가치를 보장하고 주기적인 정리해고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경향이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 국가 심급에서는 감세, 복지 삭감, 영리화와 사영화 등을 통해 공공재에 대한 대대적인 수탈이 이루어졌고, 이 과정에서 채권 발행을 통해 재정을 충당했던 대개의 국가는 채무국가로 전락했다. 이러한 금융적 팽창 과정은 2008년 금융공황으로 대폭발을 겪는다. 2008년 위기와 잇달아 일어난 유럽통화동맹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자본주의의 기본적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금융자본의 손실을 국가가 대신 메워 주는 대대적인 구제금융과 양적 완화에 힘입어 폭발적인 위기가 지연되고 있을 따름이다.

원문보기
이후 생략, 전체 글은 PDF파일을 다운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