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단

유로존: 유럽 통합 안에 숨어든 트로이의 목마
– 유로존의 기원, 구조적 결함, 그렉시트에 대한 전망

/ 유승경 편집위원, 프랑스고등사회과학대학원 박사논문 과정

1. 서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파시즘에 맞서 저항운동을 벌이던 레지스탕스들은 제1차 대전 이후 전쟁 방지 대책에 무슨 문제가 있었기에 제2차 대전이 발발했는지, 제2차 대전이 종식되면 어떻게 해야 제3차 대전을 막을 수 있는지를 고심했다.* 유럽연방주의운동은 이러한 문제제기에서 도출된 ‘영구적 평화 보장책’이었다. 그리고 유럽경제통화동맹EMU은 유럽연방주의운동의 야심찬 시도다.

그리스가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지고 유로존에서 이탈한다면, 전후 유럽의 다수 정치 엘리트가 엄청난 정치적 자본을 투자하여 일궈 온 평화 보장책이 좌절을 겪는 것이다. 시행착오로 치부할 수 있는 작은 좌절이 아니라 유럽을 넘어 세계경제에 재앙과도 같은 충격을 던지는 비극적 사건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예전의 레지스탕스만큼이나 심각하게, 유럽연방주의운동과 그 일환인 단일통화지역 창설에 어떤 문제가 있었기에 유럽 대륙을 극심한 경제 침체에 빠뜨리고 세계경제까지 위협하게 되었는가를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글에서는 유로존의 기원, 구조적 결함, 향후 전개 방향을 검토해 본다. 제2절에서는 유럽연방주의의 기본적인 인식과 주장, 그리고 유로존 탄생의 배경을 살핌으로써 유로존이 구조적 결함을 갖게 된 역사적 기원을 짚어 본다. 제3절에서는 유로존의 구조적 결함이 무엇이며 어떤 과정을 거쳐 위기로 발전했는지를 진단해 본다. 그리고 마지막 제4절에서는 현재의 그리스 위기가 향후 어떤 양상을 보이며 유로존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전망해 본다.

2. 유로존 탄생의 배경: 유럽연방주의와 독일 통일

2. 1. 영구 평화 보장책으로서의 유럽연방주의

제2차 대전 동안 프랑스 등에서 활동한 저항운동가들은 제1차 대전 이후 베르사유 체제를 비판하면서, 승자 간의 합의나 승자가 패자에게 강요한 평화안은 오래 가지 않으며 영구적인 평화를 위해서 국제 영역에서 국가 주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이들은 대공황 시기에 드러난 경제적 민족주의에 주목했다. 그들은 대공황 시기에 각국 정부가 수출을 장려하기 위해 통화를 조작하고 외환을 통제했으며 무역장벽을 높이 쌓았고 이것이 세계대전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그들에게는 과잉생산, 높은 생활고, 실업, 전쟁, 이 모든 것이 경제적 민족주의의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경제적 민족주의가 또다시 유럽을 전쟁으로 몰아넣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그들이 도출한 평화 보장책은 유럽을 경제공동체에 기초를 둔 하나의 연방으로 결합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고는 각 대륙을 연방화하는 ‘세계연방주의’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러한 연방이 민족국가의 주권을 제한하는 강력한 권위체로 기능할 때 전쟁의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쟁 방지라는 선의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대공황, 경제적 민족주의, 전쟁 등에서 도출한 결론은 많은 오류를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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