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단

저성장 시대, 대안은 무엇인가?

/ 금민 편집위원장

선진국의 ‘부채 의존 성장’과 신흥국의 ‘수출 주도 성장’이라는 두 축이 모두 무너지고 있다. 세계경제는 장기 침체로부터 벗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금 주도 성장’또는 이의 변형인 ‘소득 주도 성장’이 유력한 대안으로 이야기된다. 그 핵심은 노동에게 더 많이 분배하고 사회정책을 통해 불평등을 더 많이 해소하면, 더 많은 소비, 더 많은 투자, 더 많은 고용이 창출되고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많은 점에서 사태의 진실을 말하고 있음에도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할 만하다. 첫째, 임금, 소비, 투자, 고용, 성장의 선순환이 전 세계적 저성장 시대에 일반적으로 과연 가능한가의 문제, 특히 한국과 같이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수출이 급격히 감소할 때 임금 주도 성장 또는 소득 주도 성장이 가능한가라는 문제. 둘째, 수출 감소에 맞춰서 내수를 확대함으로써 충격을 해소하고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여도 커다란 외부 충격에 비교할 경우 별로 효과가 없으며 결과적으로 저성장이 불가피하다면 남은 선택은 무엇인가라는 문제.

이 글은 이러한 의문에 대한 시론적인 답을 통해 신자유주의를 넘어선 대안 경제를 향한 경로를 탐색해 본다.

 

1. 글로벌 자본 기관, 낙수효과 경제학을 폐기하다.

2008년 미국발 금융공황, 2011년 유로존 위기에 이어 신흥국 경제마저 움츠러들자 경제협력개발기구(이하 OECD)나 국제통화기금(이하 IMF) 등 글로벌 자본 기관도 소득불균형의 시정과 재분배 없이는 더 이상의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하기 시작했다.

2014년 12월, OECD 보고서 「소득불평등 추세와 경제성장에 대한 그 영향Trends in Income Inequality and its Impact on Economic Growth」은 지난 30년 동안 OECD 회원국 전체 인구 중 상위 10%의 소득이 하위 10%소득의 9.5배에 달할 정도로 소득불평등이 악화되었다고 추정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니계수가 0.03%포인트 악화되면 경제성장률도 0.35%포인트씩 저하되어 소득불평등은 지난 25년 동안 OECD 전체 경제성장률에 8.5%포인트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OECD 사무총장 앙헬 구리아 Angel Gurria는 “낙수효과 trickle down effect가 아니라 불평등 해소가 성장의 지름길이란 사실이 명백해졌다. 불평등을 빨리 해소하는 국가가 빨리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입장은 가장 최근의 보고서( “In It Together: Why Less Inequality Benefits All”,2015)에서도 반복된다. OECD는 낙수효과 경제학을 폐기했다.

IMF 역시 마찬가지다. IMF 보고서 「소득불평등의 원인과 결과:전 지구적 관점 Causes and Consequences of Income Inequality: A Global Perspective」은 “상위 20%의 점유율이 1% 증가할 때 이후 5년 동안 GDP는 0.08%포인 트 감소”한다고 계산하면서 “수익은 아래로 흐르지 않는다 the benefits do not trickle down”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하위 20%(가난한 사람들)의 소득 점유율이 1% 상승하면 0.38%포인트의 고성장으로”이어진다고 밝혔다. 소득불평등의 부정적 효과에 대한 이러한 입장은 몇 년전부터 오스트리 등 IMF 학자들이 주장해 온 것이다. ( Berg, Ostry, WhatMakesGrowthSustained?,”IMFWorkingPaper “,andZettelmeyer 08/59, Washington: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08; Berg, A., and J. InequalityandUnsustainableGrowth: TwoSidesoftheSame “,D. Ostry 28 Coin?,”IMF Staff Discussion Note 11/08, (Washington: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11.) OECD와 IMF는 소득불평등을 경제적 정의나 분배 윤리의 문제를 넘어 경제적 지속 가능성의 문제로 파악한다.

 

2.  국제노동기구의 임금 주도 성장론 

낙수효과 경제학을 폐기한 OECD와 IMF의 입장 변화는 국제노동기구(이하 ILO)의 임금 주도 성장론 wage-led growth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ILO의 라보이에 Marc Lavoie와 스톡함머 Engelbert Stockhammer는 친노동적 분배를 기조로 하는 사회정책과 임금정책을 결합한 임금 주도 성장을 주장했다( “Wage led growth: Concept, theories and policies”, 2012). 임금비중은 높이고 임금격차는 줄일 수 있는 정책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노조법 개선과 단체협약 적용 범위를 확대하여 노조 교섭력을 강화하여, 임금기금 확대 등 노동시장정책을 통해, 또한 이와 병용하여 사회보장제도 강화 및 금융규제를 통해 이윤 주도 성장에서 벗어나서 임금 주도 성장으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스톡함머는 2008년 이후 선진국의 부채 의존 성장은 한계에 도달했으므로 신흥국의 수출 주도 성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임금 주도 성장만이
해답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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