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거대 전략 : 아시아로의 회귀(!)

/ 안효상 편집주간

강렬한 시기는 길게 이어지며 영원할 것 같지만, 일단 끝나고 나면 전혀 다른 그림을 보여 주기도 한다. 중국이 거인으로 다시 등장한 오늘날, 아편전쟁에서 중일전쟁까지 이어지는 “치욕의 세기”는 “위대한 중화 문명”이 일어서기 위한 장기 막간극으로 보인다. 이보다 좀 짧긴 하지만 40년 이상 계속된 냉전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 이 시기에 소련과 양극을 나누어 가진 미국은, 모든 곳에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유와 민주주의의 수호자, 자본주의 문명의 전파자로 자신을 내세웠고 이는 “관대한 제국”이나 “초대 받은 제국”이라는 약간은 어울리지 않는 타이틀까지 미국에 부여하는 관념을 낳기도 했다. 이는 미국이 “대서양 문명”이라는 규정으로 이어진다. 오늘날 지배적인 민주주의, 산업주의, 자본주의는 유럽 고유의 발명품이며 이것의 현대적인 체현자가 미국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냉전의 종식으로 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이 되면서 이런 관념이 재고되고 미국의 성격을 다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것은 미국이 건국 이래 끊임없이 서쪽으로 팽창했다는 사실에서 나온다. 그리고 지구상에서“ 단일 품목 가운데 가장 큰” 것인 태평양은 이런 팽창을 가로 막는 장벽이 아니라 팽창의 공간이자 길이었으며, 따라서 미국은 태평양 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인식에 따르면 미국의 “아시아로의 회귀”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것은 19세기 중반 미국이 북미 대륙 전체로 영토를 팽창할 때 내걸었고 19세기말 필리핀을 합병할 때 다시 등장한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에서 시작해서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나온 “미국의 세기American Century”라는 미국의 자기 인식의 연장이다. 그렇다고해서 21세기에 새롭게 강조된 아시아로의 회귀나 태평양 국가로서의 미국이라는 주장에 고유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기 인식과 그 인식을 실현하려는 전략은 구체적인 시공간 속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오늘날 아시아로의 회귀라는 전략의 구체적인 역사적 장은 바로 중국의 발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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