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생명을 꿈꾸는 시대인가

/ 임영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원

제주도에서도 가장 살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서귀포라고 말하고 싶다. 여기서 서귀포는 성산포까지 포함하는 현재의 서귀포시가 아니라 원래의 서귀포, 서귀포읍으로 한동안 있었던 그 서귀포를 말한다. 천지연폭포와 정방폭포 주변의 작은 읍, 신호등 하나 없어도 전혀 불편한 줄 모르고 살던 서귀포. 바람이 몹시 불더니 어느새 햇빛이 언뜻 보이다가 다시 비바람이 몰아치는 제주시에서 한라산을 넘어 서귀포에 가 본 적이 더러 있다. 그때마다 서귀포는 변화무쌍한 제주시와 너무도 달랐다. 바다는 잔잔하고 따뜻한 날씨에 그저 무심한 듯 서귀포는 평화로웠다. 제주시에 아무리 추위가 닥쳐도 서귀포에서는 그저 견딜 만한 추위에 그칠 때도 많다.

몰아치는 바람이라면 성산포를 빼놓을 수 없다. 태평양의 거친 바람을 온몸으로 맞서는 곳이 성산포라고들 한다. 그러니 성산포가 서귀포시에 속하게 되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뭔가 어색하고 불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바람이 끊이지 않는 성산포와 언제나 안온한 품에 안겨 있는 듯한 서귀포를 같은 곳으로 묶는 것을 도무지 받아들일 마음이 내키지 않은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은 서귀포에 한번 들어간 사람들은 웬만해선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하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했다. 서귀포에 사는 사람이나 살지 않는 사람이나, 그만큼 서귀포가 제주도에서 살기 좋은 곳이라고 인정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서귀포라는 이름의 유래는 그런 서귀포의 본모습을 전혀 살리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은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서귀西歸, 서쪽으로 돌아갔다는 생뚱맞은 이름. 진시황의 신하들이 불로초를 찾으러 서귀포까지 왔다가 불로초 비슷한 것도 찾지 못한 채 서쪽으로 돌아갔다는 말이다. 좀처럼 떠나려 하지 않고 머물러 사는 사람의 심정을 전혀 드러내지 못한다. 잠시 찾아왔다 떠난 사람의 입장만을 드러내는 이름일 뿐이다. 물론 그만큼 살기 좋은 곳이니 불로초를 찾으러 그 먼 곳까지 온 것 아니냐 하는 반론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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