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평

2017년 대통령 선거: 새로운 민주주의를 위한 시작

/ 안효상 편집위원

민주주의 제도 하에서 선거란 역동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도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겪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구조화한 힘을 깨뜨릴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가 무난하게 당선되었다. 탄핵 덕분에 ‘장미 대선’이라는 별칭이 붙을 수 있었던 5월에 선거가 열린 것은‘ 민주적인 정부’의 재수립에 어떤 상징적인 분위기를 씌우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가 6·10 항쟁 30주년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시대를 낳은 흐름

이번 선거를 구조화한 그 힘 혹은 프레임의 표면에 있는 잔물결은 당연하게도 박근혜 정권의 교체에 대한 열망이었다. 희대의 ‘국정 농단 사건’이라는 말로 표현되듯이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간 사태는 이념적 성향과 상관없이 보통사람들에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태였다. 80퍼센트 내외가 정권에 대한 반대를 표명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나중에 ‘태극기 집회’를 통해 반대편에 있던 사람들이 어느 정도 결집하긴 했지만 한국 사회의 주류 심성이 이렇게 주변화된 적이 없었다는 것은 이번 사태에 대한 일종의 반증이다.

물론 반대를 표명하는 것과 거리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나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를 알기 위해 우리는 잔물결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거기에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이 다양한 사람들의 이러저러한 분노, 요구, 열망이 있다. 가장 먼저 들 수 있는 것은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참담함이다. 물론 세월호 자체도 마치 하나의 소우주처럼 우리 사회의 이러저러한 모습을 보여 주지만, 전체로서의 세월호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현대 국가를 살아가는 모든 개인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국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이 주제는 각자의 처지에 따라 흐르면서 여러 소주제를 만들어낸다. 소주제들은 각자가 피부로 느끼는 것이기에 반복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 언급할 필요는 있다.

가장 먼저 다가오는 것은 경제적 불안정이다. 일자리, 소득, (가계)부채 등의 말로 검출하는 대다수의 경제적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 글을 쓰는 이 시간에도 지난 달 실업률이 17년만에 최대라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근거 자료의 한계가 있지만 중위 소득이 1천만원도 안 된다는 연구는 일종의 스캔들일 뿐이다. 가계부채가 GDP 대비 90퍼센트에 육박하는 1,350조원이라는 사실은 그저 막막함을 더해 줄 뿐이다. 이런 현실의 무거움 속에서 경제적 불안정이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불안정의 ‘추세’다. 신자유주의적 지구화의 흐름은 시장 활동에 강력한 경쟁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고,
이런 상황이 빠른 시일 내에 변경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런 흐름과 교차하는 것이 제4차 산업혁명의 개시다. 이런 흐름의 교차 속에서 점점 더 일자리의 양적 증가라는 전망은 어두워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흐름을 현재 우리의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계기로 삼자는 주장이 있다. 다시 말해 더 적은 노동시간과 더 많은 자유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운동의 방향을 여기에 맞추자는 것이다.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는 말 그대로 정치적 배치와 대중적 심성의 변화를 함께 요구하는 일이기에 이에 관한 전략 또한 필요한 일이다.

경제적 불안정과 관련해서 당장 눈에 띄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 및 결정 방식 변경에 대한 요구다. 어찌되었든 오늘날 고용노동은 대부분의 경제활동인구에게 가장 중요한 소득원이다. 따라서 일자리가 주는 다른 의미를 제외한다면, 적절한 시간 동안 일할 경우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소득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요구다. 게다가 다양한 서비스업의 확대 속에서 이른바 ‘맥잡 Mac Job’이라고 부르는 일자리가 늘어가고 있지만, 특히 한국의 경우 제대로 된 일자리로 간주되지 않는 것이 낮은 임금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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