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론

최저임금 1만원, 구원인가 공포인가?

/ 최기원 알바노조 대변인

알바노조가 제기한 최저임금 1만원, 유력 대통령 후보들이 모두 받아들이면서 사실상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운동을 향한 시선은 다양하고 이 운동이 청년들에게 갖는 의미는 다층적이다.

이 점은 분명히 하고 넘어가겠다. 여러 객관적인 조사들을 토대로 보면, 최저임금 1만원 등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하는 이들이 다수인 것은 사실이다. 최근 참여연대의 여론조사에서 최저임금 1만원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6%를 점했다. 2015년 양대 노총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도 63%가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온라인 응답 수준의 조사가 아니라,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하여 전화 임의 추출 방식이나 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이루어진 일정 수준의 객관성을 갖고 있는 방식으로 시행된 것이다. 결정적으로 여야를 막론하고 최저임금 1만원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자. 셈에 능한 정치인들이 이 정책이 적어도 광범위하게 지지를 얻는 대세임을 모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알바노조가 거리에 나가 캠페인을 하면 상당수 시민들은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우리의 고민은 불안정노동의 위협, 어처구니없는 마타도어, 막연한 불안감 등으로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광범위하게 이 운동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최저임금 1만원의 근거와 당위성은 많은 매체를 통해 알려져 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그런 내용은 다소간 줄이고 현재 최저임금 운동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을 읽고 운동의 방향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최저임금 1만원, 구원인가 공포인가?

PART 1: 시선들

1. ‘받으면 좋긴 한데, 잘리면 어떡하지?’

다음 쪽에 나올 사진은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하는 기사에 달린 악플들이다. 이런 입장은 인건비가 고정된 것으로 전제한다.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면 두 명 쓸 알바를 한 명 쓴다는 뜻이다. 이는 현재의 저성장 국면에 대한 자각이기도 하고, 구체적으로는 최저임금 당사자들이 자영업자와 프랜차이즈 업계의 현실 구조의 열악함과 특수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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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과 고용의 인과 관계가 이론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다.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부정하는 실증 증거가 더 많다. 최저임금이 없었던 독일에 최저임금제를 시행했더니 오히려 실업률이 떨어지고 나쁜 일자리가 줄었다. 2016년 최저임금을 34% 올린 미국 포틀랜드 주에서도 실업이 늘지 않았고 물가도 오르지 않았다. 한국 현실과 다른 외국 이야기라고?

다음 쪽에 있는 표를 보자. 2010년 대한민국 최저임금 인상률은 2.8%였다. 2007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12.7%로 2010년의 네 배였다. 2010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6%였으니, 2007년 물가 상승률은 그 4배인 12%쯤 되었을까? 오히려 2010년보다 더 낮은 2.53%였다. 실업률은 어떤가? 2010년은 전년에 비해 0.1% 올랐다. 2007년은 0.3% 떨어졌다. 이쯤 되면 최저임금이 실업이나 물가와 관계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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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의 결과에 대한 우리의 직관은 고용 감소를 향하고 있는데 실제 경제가 돌아가는 양상은 그렇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로 영세자영업이 차지하는 고용 비중이 생각보다 높지 않기 때문이다. 563만 개인 사업자 중에서 404만 명은 고용하는 노동자가 없는 개인 사업자다(2016년 4분기 통계청 조사 결과). 둘째로 일자리는 인건비 이외에도 다양한 요소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인건비의 영향이 절대적이지 않다.

의외로 고용주들은 최저임금이 오르더라도 기존의 고용을 유지하게 되는 유인이 많다는 점을 숨기고 있다. 숙련된 노동자를 다른 노동자로 바꾸었을 때 드는 추가 비용 문제, 경쟁 사업장들의 인건비도 함께 증가해서 상품 가격에 인건비를 반영하거나 이윤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해소할 수 있기 쉽다는 점, 대체적으로 고용 감축은 사업자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아껴 놓는 반생산적인 옵션이라는 점이 그러한 유인으로 주요하게 작용한다. 게다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수요 상승 효과가 있고 이에 따라 추가적인 생산과 창업, 일자리의 확대가 기대되는 측면 역시 고려해야 한다. 독일에서 그랬던 것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위험하고 가치 창출이 낮고 오로지 인건비 절약에 의존하는 일자리는 줄어들고 고부가가치 일자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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