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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 의한 모두를 위한 기본소득”이 필요하다!

― 포르투갈 기본소득 활동가 미겔 오르타와의 인터뷰

 

안효상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상임이사

 

2017년 9월 25-27일에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제17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대회BIEN Congress가 열렸다. “기본소득의 실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높아진 기본소득의 지위를 반영하듯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는데, 그 가운데에는 포르투갈 발표자도 적지 않았다. 기본소득이 곧 실시될 수 있다는 기대감, 새로운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것이 될 때 가질 수밖에 없는 조심스러움이 있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예전 대회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었다. 다른 말로 하면 광범위한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지지하고 있는 오늘날,  ‘온전한’ 기본소득이 아니라 하더라도 일단 합의를 통해 기본소득에 가까운 어떤 것을 실시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는 이후 기본소득 지지자와 연구자 들 사이에서 하나의 쟁점을 형성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대회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포르투갈 기본소득운동의 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활동가와 만날 기회가 있었다. 미겔 오르타Miguel Horta는 인터뷰 본문에서 알 수 있듯이 국가를 거치지 않은 “모두에 의한 모두를 위한 기본소득”을 주장하고 있다. 그가 제출한 계획에 따르면 개인소득세를 폐지하는 대신 모든 사람이 자기 소득의 50퍼센트를 출자하여 매달 동등하게 분배하는 것이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매달 분배되는 기본소득은 435유로(한화 약 60만원)다. 참고로, 2016년 포르투갈의 1인당 명목 GDP는 19,759달러(한화 약 2,200만원)정도다. 이런 발상은 사회란 연대성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에 두고 있다.

인터뷰는 9월 28일 저녁 리스본의 한 식당에서, 그리고 이메일로 이루어졌다.

| 먼저 본인 소개를 해 달라.

1995년부터 포르투갈 정부에서 세금 조사관으로 일하고 있다. 나중에 자세히 말하겠지만, “모두에 의한 모두를 위한 기본소득”운동에서는 다른 회원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회원일 뿐이다. 우리는 회원에게 특정한 지위를 부여하지 않으며 위계제 같은 것도 없다.

| 기본소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0년대 초반 나이든 분이 티비에서 “인간은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창조하기 위해 태어났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이래 기본소득 아이디어를 받아들였다. 이 사람의 이름은 아고스티뉴다 실바Agostinho da Silva이며, 포르투갈의 신비주의자이자 시인이다. 그는모든 일을 기계가 하고 인간은 창조하고, 숙고하고, 자신을 개선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글을 썼다. 그의 메시지는 충분히 이해되는 것이었고, 세월이 흐른 후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이것이 아고스티뉴 다 실바가 이야기하던 미래로 가는 길이라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즉각 이 운동에 뛰어들었다.

| 1990년대 초반 기본소득 아이디어를 받아들인 이후 어떤 활동을 했는가?

사실 2013년까지 기본소득과 관련해서 특별히 한 것은 없다. 2013년에 처음으로 인터넷을 통해 조직화된 활동가 그룹을 알게 되었고 거기에 참가했다.

처음 이삼 년 동안은 주로 기본소득에 대한 공적 토론에 참여하고 재원 마련 문제를 연구했다. 나중에는 리스본에서 지역 운동을 만들었고, 기본소득 아이디어를 토론하는 공개 행사를 조직하기 시작했다. 다른 목적을 가진 조직이나 활동가 그룹과 교류하면서 기본소득 아이디어를 전하기도 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등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기본소득 토론을 조직했다.

인터넷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블로그, 유튜브,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 기본소득의 어떤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가?

기본소득 아이디어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첫 번째 관심사는 재정 문제였다. 기본소득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어떤 자원으로 마련할 것인가, 민중과 국가 영역 모두에 미치는 재정적 효과는 무엇인가 등이관심사였다. 그러나 그 이후 초점을 바꾸었다. 현재 나의 주된 관심은 서로 다른 기본소득 모델이 민중의 자유, 물질적 재화의 목적, 민중의 물질적 재화에 대한 태도 따위에 가지는 심원한 함의를 이해하는 것이다.

| 현재 포르투갈 기본소득운동의 상황을 설명해 달라.

기본소득운동이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활동가와 대중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기본소득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에 이는 더욱 확대되었다. 기본소득운동이 양적으로만 성장한 게 아니다. ‘기본소득’이 매우 다양한 어떤 것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사람들이 하면서 질적으로도 성숙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스본에 있는 사람들이 기본소득의 여러 가능성 가운데 하나를 분명하게 옹호하는 조직을 만들게 되었다. 이삼 년 전이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이 “모두에 의한 모두를 위한 기본소득Basic Income of All for All” 운동이다.

| 당신이 구상한 기본소득 계획의 정치적, 철학적 배경은 무엇인가?

사람들 사이의 연대가 사회의 올바른 토대라는 확신이다. 사람들이 상호 연대성으로 연결된 공동체는 모두에게 가능한 가장 좋은 삶을 고취할 것이다. 이를 개인의 성향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고대의 모든 인간 사회가 연대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 이런 생각을 뒷받침한다. 부족사회에서 사냥한 동물은 그 동물을 사냥한 사람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집단 모두에게 속했다. 부족사회에서 모두는 동일한 행운과 자원을 공유했으며, 서로를 돌보았다. 인류는 최초의 복잡한문명과 제국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자본주의의 ‘제국’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 지구상에서 인류가 살았던 거의 모든 시기 동안 – 오랫동안 이렇게 살았다. 오늘날 모든 곳에서 자본주의가 지배하고 있으며, 인간 사회는 협동 대신 경쟁의 가치를, 공유 대신 축적의 가치를 우선시하고 있다. 분명 이것은 과거의 연대보다 자유나 행복을 증진시키고 있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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