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통상 정책의 정치경제학

유승경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부소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시장 보호를 위한 강력한 통상 정책을 실행에 옮김에 따라 세계경제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주의적 통상 정책을 취하는 목적은 자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는데 있다. 실제로 미국은 다음 쪽의 그래프가 보여 주는 것처럼 1970년대 중반부터 무역 적자를 기록하기 시작하였고 그 이후 그 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

트럼프는 만성적인 무역 적자 때문에 미국의 성장이 방해 받고 일자리가 줄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무역 적자가 발생하는 이유를 미국이 맺고 있는 무역협정이 불공정하고 무역 상대국이 환율 조작 등 불공정 무역 행위를 자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 통상 정책의 기조는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대다수 경제학자들의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나서서 트럼프와 그의 보좌관들은 경제학 개론 수준의 기초 이론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로 일부 경제학자는 각종 매체를 통해서 무역 적자 발생의 원인에 대한 기초 이론을 트럼프 행정부에게 강의한다.

그렇지만 트럼프의 정책에 반대하는 학자들이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경제학의 기초 이론에 대한 해석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는 무역 적자는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하며, 다른 일부 경제학자는 만성적 무역 적자는 문제이지만 통상 정책은 적절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최근의 이러한 논쟁 때문에 대학자들까지도 경제학의 기초에 대해서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트럼프 통상 정책을 지지하는 학자와 그에 반대하는 학자들의 다양한 주장과 그 근거를 검토해 보고, 이를 토대로 향후 트럼프의 통상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전망해 본다.

1. 트럼프 통상 정책의 이론적 근거

미국은 2000년대 들어와서 경제성장이 매우 느려졌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2.0%에 그쳤는데, 그 이전 50년간 평균 3.0%를 상회한 것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보호주의 정책의 옹호자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특히 심화된 무역 적자가 미국 경제의 성장을 둔화시킨 가장 큰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경제학자는 캘리포니아 어바인 대학의 피터 나바로 교수다. 그는 현재 상무성 장관인 윌버 로스와 함께 2016년 트럼프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들의 논거는 의외로 단순했고 많은 학자들로부터 “경제학 문맹Economic Illiteracy”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나바로와 로스는 공동으로 집필한 「트럼프의 경제계획 평가」라는 논문에서 무역 적자가 성장을 저해한다는 근거로서 “국민소득은 소비, 투자, 정부 지출, 수출의 합에서 수입을 뺀 것(GDP=C+I+G+X-M)”이라는 국민소득 균형 식을 제시했다. 이에 근거하여 수출은 GDP에 기여하며 수입은 GDP를 삭감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트럼프의 목표는 아주 간단하게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줄이는 것이라고 못 박고 있다. (Peter Navaro & Wilbur Ross, Scoring the Trump Economic Plan, 2016, p. 9, p. 29.)

여기에 대해서 유명 학자들이 나서서 트럼프 측의 주장은 국민소득 균형 식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몰이해에 기반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소비(C), 투자(I), 정부 지출(G), 수출(X)의 합에서 수입을 빼는 이유는 소비, 투자, 정부 지출에 이미 수입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중 계산을 피하기 위해서 수입을 차감한 것일 뿐, 수입이 성장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Noah Smith, Trump’s Trade Chief Makes a Rookie Mistake, Bloomberg View, 2016, p. 12, p. 28.)

이 지적은 정확한 이야기이지만 트펌프의 통상 정책을 자문하는 사람들은 괘념치 않는다. 그들의 계산법도 간단하다. 미국은 2015년 5,000억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고, 미국의 2015년 명목GDP는 2014년에 비해서 6,440억달러 증가했다. 따라서 미국이 무역균형을 달성했다면 명목GDP의 증가분은 두 수치를 합친 11,440억달러가 되었을 것으로 계산한다(Peter Navarro & Wilbur Ross, 위의 책).

이들은 트럼프 정책에 대한 주된 비판에 대해서도 완강하고 강력하게 반박한다. 트럼프의 정책에 대한 널리 공유되고 있는 비판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해외의 값싼 제품의 수입을 막으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며 이로 인해 저소득 가계에 부담을 가중시켜, 수입제한은 역진세의 효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트럼프의 정책이 무역 전쟁을 야기해서 대공황과 같은 경제 위기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후 생략된 전체 글은 PDF파일로 다운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