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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가 아닌 권리로서의 기본소득, 어떻게 해야 시행 할 수 있을까?

김태호 발행인

기본소득. 일과 삶의 새로운 패러다임
가이 스탠딩 지음, 안효상 옮김 | 2018년 7월 | 창비

1.

처음으로 번역된 가이 스탠딩의 글을 접한 한국 독자들은 당황했을 것이다. 적어도 이 글을 쓰는 사람은 그랬다. 「CIG, COAG, COG:논쟁에 대한 비평」(『분배의 재구성. 기본소득과 사회적 지분 급여』,나눔의 집, 2010년). 한국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막 시작되던 시점에 그 글은 제목부터 너무 전문적이어서 쉽게 읽을 수 없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 책은 2006년에 나온 “Redesigning Distribution. Basic Income and Stakeholder Grants as Cornerstones for an Egalitarian Capitalism”을 번역한 것이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분배를 재구성할 방법으로 기본소득이 더 나은지 사회적 지분 급여가 더 나은지를 놓고 벌인 토론에서 발표된 글들을 모은 책이다.

가이 스탠딩 글 제목에 나오는 “CIG”란 Citizenship Income Grant, 즉 “시민소득급여”의 약자다. 기본소득이라 봐도 좋다. “COAG”란 Coming-of-Age-Grant(“미래 세대를 위한 수당”)의 약자이며, “사회적 지분 급여 혹은 자산급여 구상”을 말한다. 21세가 되는 국민에게 일정한 액수의 현금을 지급해 삶을 준비할 수 있게 하자는 기획이다. 이 둘이 논쟁의 두 축이다. 여기에 더해 스탠딩이 주장하는 “COG”란 Community Capital Grant, 즉 “공동체 자산급여”를 말한다.

가이 스탠딩은 CIG와 COAG를 비교할 때는 CIG를 지지하지만, 더 나아가 COG, 즉 “공동체 자산급여”를 새로운 대안으로 주장한다. COG의 예로는 초기의 스웨덴 임금노동자 기금이 있고, 이제 『시대』 독자들에게는 익숙한 알래스카영구기금이 있다. “COG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확장, 즉 경제적 민주주의의 확장이며 실질적인 자산 분배일것이다.”(276쪽)

2.

가이 스탠딩은 1948년 영국에서 태어나 1977년에 캠브리지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5년부터 2006년까지는 국제노동기구ILO에서 활동했고, 특히 후기에는 사회경제보장프로그램Socio-Economic Security Programme을 마련하는 작업의 책임자였다. 그의 글에 이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 자주 나오는 이유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모나쉬대학Monash University에서 노동경제학 교수 지위도 얻었지만, 2006년부터는 영국의 배스대학University of Bath에서 강의를 했고, 2013년에 런던대학University of London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 인도에서 이루어진 기본소득 실험에 관여해 많은 연구 성과를 냈다. 2015년 영국 노동당 대표 선거에서 제레미 코빈Jeremy Corbyn이 당선되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약력은 BIEN과 관련된 것이다. 1986년 기본소득유럽네트워크Basic Income European Network 창립에 참여했고 공동의장이 되었다. ‘좋다’는 뜻의 프랑스어 ‘bien’을 단체 이름의 약자로 하자고 한 사람이라고 한다(최광은,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2011년, 박종철출판사, 190쪽).

그런 가이 스탠딩이 기본소득과 관련된 논의를 정리한 책을 냈고, 그 책이 얼마 전 한국에서 번역됐다. 한국어판 뒤표지에 적혀 있는 “가이 스탠딩이 말하는 기본소득의 모든 것”이라는 문구가 과장이 아니라 할 만한 책이다. 하지만 그의 다른 책을 먼저 다루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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