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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투쟁에 내몰리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과 노동정책*

임운택 계명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1. 문재인 정부의 경제 및 고용정책의 민낯

문재인 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구조화된 극단적 노동유연화에 기초한 신자유주의적 경제 패러다임을 타파하기 위해 내세운 ‘소득 주도 성장론’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첫째, 국제수지 흑자 행진이 지속되고 심지어 지난 5월 기준 경상수지 흑자가 86억8천만달러로 2017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한국은행 2018년 7월 5일 발표), 민생에 깊숙이 영향을 주는 고용 지표는 거꾸로 가고 있다. 20∼30대 경제활동인구의 감소에 따라 동일 연령대의 취업자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해도 40∼50대 중장년층의 제조업, 서비스업 취업자 수의 감소는 통계청장을 교체할 만큼 요란법석을 떨어도 별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구조적 특성을 보인다.

둘째, 2년 연속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이 경기와 고용 악화의 주범으로 내몰리고 있다. 소득 주도 성장은 프레카리아트화(불안정화)된 노동시장에서 불안정노동자들의 소득 및 사회안전망 개선을 통해 소득분배율을 높이고 이를 통해 유효수요를 창출하여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데 주요 목적이 있다. 그러나 소위 소득 주도 성장 정책에 따라 노동소득률(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조차 별로 개선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평상시 재벌과 대기업의 하청업자 노릇을 하던 정치인과 신자유주의자들은 소득 주도 성장론이 마치 경제 침체의 핵심 원인을 제공한 주범이라도 된 듯 이 정책의 철학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면서, 오랫동안 시장에서의 적자생존 상황을 방치해 놓고 정치적으로만 이용해 왔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수호자 노릇을 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마저 발생하고 있다. 《뉴스타파》에 보도된 삼성 장학생 명단으로 곡학아세의 전형적 인물이 된 어느 학자에게도 시장의 ‘을’을 대변하는 반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니, 소득 주도 성장론의 정치적 효과는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문재인 정부 스스로 불러온 바가 크다. 최저임금 인상폭 때문에 아우성을 치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정치적 불안감 때문에 올 초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확대시키면서 소득/임금 주도 성장에 대한 회의론에 불을 지폈고, 그렇다고 이를 보완할 만한 여타 산업정책은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한 채 창조경제와도 별 차별성을 보이지도 않는 ‘혁신 성장’의 허울 아래 고용정책의 미래도 가늠할 수 없는 4차산업혁명 논의만 무성하니 정부의 경제정책과 고용정책에 대한 신뢰가 생길 리 만무하다.

2008년 ‘대침체Great Recession’ 이후 금융시장 주도적 신자유주의 경제 패러다임으로 만신창이 된 자본주의가 1960년대 이후 장기 침체에 들어선 자본주의의 수요 측면을 만회하기 위해 기술 주도적 산업구조조정(소위 ‘4차산업혁명’패러다임을 표방한 새로운 슘페터주의)이나 노동생산성 증대(최저임금을 비롯한 노동소득률 재조정), 혹은 생태친화적 발전 패러다임 등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자본주의 전환의 시도가 이루어지는 마당에, 소위 ‘촛불혁명’의 유산으로 탄생했다는 문재인 정부는 노동 친화적 경제 패러다임은커녕 여전히 신자유주의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는 형국이다. 아래에서는 간략하게 그 원인과 대안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

 

* 이 글에서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기본 가치를 검증할 수 있는 노사 관계법이 아직 논의도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여 노동정책에 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고 경제정책과 고용정책(일자리정책)에 논의를 집중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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