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태죄 폐지와 산부인과 의사들의 임신중절 거부 사태

임석영 가정의학과 전문의, ‘행동하는 의사회’ 전 대표

우리나라 낙태 현황 및 법률 현황

우리나라는 법률적으로 낙태를 매우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형법」은 “낙태의 죄”를 별도의 장(제27장)으로 명시하여 제269조, 제270조에서 낙태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모자보건법」 제14조**와 「모자보건법」 시행령 제15조***에서는 불가피한 다섯 가지 경우, 임신 24주일 이내에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이 외의 낙태는 현행 법률에 따르면 불법이다.

그렇다면 실제 임신중절 시술 현황은 어떠한가? 이에 대해 보건 당국은 현재까지 2005년과 2011년 단 두 차례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두 차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2005년 가임기 여성 1,000명당 29.8로 추정되던 임신중절률은 2010년 15.8로 감소하였으며, 추정 건수도 2005년 342,433건에서 2011년 168,738건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과소응답 가능 가능성을 고려하면 대략 해마다 15만에서 20만 건의 임신중절 시술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임신중절수술의 대부분은 현행 법률에서 허용하는 경우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점은 2011년 전국 인공임신중절 변동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 사회적으로 인공임신중절이 이루어지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산부인과 의사들의 응답을 1순위에서 3순위까지 종합적으로 합하여 분석하면, 사회경제적 이유가 89.3%로 가장 많았고, 본인의 요청 87.6%, 태아 이상 또는 기형 64.4%, 모체의 신체적 건강 보호 21.3%, 모체의 생명 위협 18.4%, 모체의 정신적 건강 보호 10.3%, 강간 또는 근친상간 7.4% 순으로 조사되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인공임신중절수술의 90% 가량이 현행 법률의 허용 이유가 아닌 경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실정이다.

——

* 제269조(낙태) ①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③ 제2항의 죄를 범하여 부녀를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제270조(의사 등의 낙태, 부동의낙태) ①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또는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②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 없이 낙태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③ 제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범하여 부녀를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④ 전 3항의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한다.

** 제14조(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 ① 의사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경우에만 본인과 배우자(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동의를 받아 인공임신 중절수술을 할 수 있다.
1. 본인이나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우생학적(優生學的)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2. 본인이나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3. 강간 또는 준강간(準强姦)에 의하여 임신된 경우.
4.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 간에 임신된 경우.
5.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 제15조(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 ① 법 제14조에 따른 인공임신중절수술은 임신 24주일 이내인 사람만 할 수 있다.
② 법 제14조제1항제1호에 따라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할 수 있는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은 연골무형성증, 낭성섬유증 및 그 밖의 유전성 질환으로서 그 질환이 태아에 미치는 위험성이 높은 질환으로 한다.
③ 법 제14조제1항제2호에 따라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할 수 있는 전염성 질환은 풍진, 톡소플라즈마증 및 그 밖에 의학적으로 태아에 미치는 위험성이 높은 전염성 질환으로 한다.

 

이후 생략된 전체 글은 PDF파일로 다운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