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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위기의 경고음이 울리는 이유

유승경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부소장

최근 들어 또 한 차례 세계금융위기를 알리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올해 봄부터 아르헨티나, 터키 등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아르헨티나와 파키스탄은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10월 초에는 국제통화기금까지 새로운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직접 경고했다. 더군다나 2018년이 지난번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1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금융위기 10년 주기설’까지 퍼지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국내외 언론들은 금융위기 도래에 대한 각종 시나리오들을 내놓고 있다.

이 글에서는 우선 금융위기란 무엇인지 설명하고, 그것이 발생하는 원인과 그것의 영향을 살펴본 후, 현 시점에서 금융위기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와 발발 가능성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1. 금융위기란 무엇인가?

1) 금융위기의 정의

자본주의사회의 경제 위기는 일반적으로 ‘공황’ 혹은 ‘불황’으로 알려져 있다. 공황은 흔히 ‘풍요 속의 빈곤’으로 불리는데, 말하자면 상품을 많이 생산했지만 팔리지 않는 상황을 의미한다. 자본주의는 자급자족 사회가 아니라 상품 교환관계가 전면화된 사회이기 때문에, 생산을 결정하는 주체와 소비를 결정하는 주체는 분리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상품은 언제나 판매되지 않을 위험을 안고 있다. 이런 위험이 생산 과잉이나 소비 부족으로 전면화되어 너무 많은 상품이 팔리지 않는 상황을 공황이라고 한다. 불황은 공황보다 정도가 약간 덜한 경기 침체의 상황을 지칭한다. 그러면 금융위기는 공황, 불황으로 불리는 현상과 어떤 관계가 있고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금융위기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일어나는 경제 위기의 한 유형이며 공황이나 불황과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개념적으로 구분되는 현상이다. 그렇지만 많은 용어나 개념이 그러하듯이 금융위기가 무엇인가에 대하여 널리 합의된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위키피디아》 영어판에 따르면, “금융위기financial crisis”를 “금융자산이 갑자기 명목가치를 크게 잃어버리는 다양한 상황”으로 정의하고 있다(https://en.wikipedia.org/wiki/Financial_crisis). 즉 주가 등이 갑자기 폭락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대개 금융위기가 주가, 지가의 폭락을 계기로 발생하는 것을 염두에 둔 정의다. 그렇지만 이 정의는 단지 부분적인 현상만을 기술하고 있을 뿐이다. 주가와 지가가 떨어지면 왜 문제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남겨 두고 있다.

IMF에서 나온 한 보고서를 보면, 개념을 정의하지 않고 금융위기 때 관찰되는 여러 현상을 명기해 놓고 있다. 금융위기 시에는 신용 규모가 갑자기 축소되고, 자산 가격이 대폭적으로 하락하며, 금융 중계와 외부 자금 조달이 갑자기 단절되며, 기업, 가계, 정부 등의 부채가 급증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만을 언급하고 있다(IMF Working Paper, Financial Crises, WP/13/28).

인터넷의 유명 법률 사전은 금융위기를 “화폐 공급이 화폐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으로 정의하고 있다(Law Dictionary, Financial crisis, https://thelawdictionary.org/financial-crisis). 이 정의도 금융위기 때에는 돈이 필요해도 제대로 빌릴 수 없다는 중요한 현상을 지적하고는 있지만 다른 다양한 현상과의 연결 고리를 추론하기에는 너무 협소한 정의다.

이 글에서는 금융위기를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일이 집중적으로 발생하여 금융 활동이 크게 위축되는 상황”으로 정의하고 이에 근거해서 설명할 것이다. 금융이란 기본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일이다. 그래서 금융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근원적인 문제는 “돈을 빌려간 측이 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그런 근본 문제가 집중적으로 일어나서 금융이 크게 위축되는 상황을 금융위기로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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