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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격 케인스주의와 부동산 정책

장흥배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원

지난 9월 13일 「주택시장안정대책」 발표 이후, 가팔랐던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 하지만 9·13 대책의 투기 수요 차단 실효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동산 하락폭 둔화는 정부 대책의 실효성보다는 올해 들어 세 차례나 있었던 미국의 금리 인상이 한국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미래 경제 예측에 더 큰 영향을 받는 듯하다.

역대 정부에서도 여러 차례 대책이 발표되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만도 부동산시장 안정화 목적의 종합 대책이 벌써 여덟 번째다. 대책 발표 때마다 정부가 투기 수요를 반드시 잡겠다고 공언함에도 대책의 실효성이 이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부동산 정책을 관통하는 모종의 정책 기조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자산-가격 케인스주의Asset-Price Keynesianism”는 이 기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피케티 베타값과 아파트 가격

올해 들어 1월부터 7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4.37%로, 2017년 한 해 상승률 4.69%를 넘어섰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몇 주 만에 몇 천 만원은 기본이고, 몇 억원이 오른 곳도 있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가격이 2018년 8월 기준으로 약 7억5,000만원이다. 2015년 12월에는 약 5억2,500만원이었다.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37.6%가 올랐다. 고용노동부가 8월말에 발표한 「2018년 7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올해 6월 국내 상용직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노동자 1인당 월평균임금 총액은 322만4000원이다. 노동자 평균임금으로 서울의 아파트 한 채를 사려면 임금을 한푼도 안 쓰고 20년 가까이 모아야 한다는 얘기다.

노동자 전체 임금 총액 증가분과 전국 아파트 가격 총액의 증가분을 비교해 보는 것도 유용할 성 싶다. 2016년 노동소득분배율 56.25%,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2017년 명목임금 상승률 2.7%, 2016년 국내총생산GDP 1,637조원이라는 세 가지 수치를 가지고 산출한 2017년 노동자 전체 임금 총액의 증가액은 전년 대비 약 44조원이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의 가격 총액은 199조원 증가했다.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98조원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분이다. GDP 증가율과 전국 아파트 가격 총액 증가율도 조사해 봤다. 2017년 명목 GDP는 전년 대비 5.7% 성장했는데 전국 아파트 가격 총액은 7.7% 증가했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의 베타ß값의 의미를 짚어 보는 것도 아파트 가격 폭등의 경제적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베타값은 간단히 ‘자본/소득’으로 표시한다. 자본은 저량stock 변수로 특정 시점에 소유되는 부의 총액을 말하며, 소득은 유량flow 변수로 특정 기간(주로 1년) 중에 생산되고 분배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총액을 말한다. 피케티의 베타값은 두 가지 공식으로 산출될 수 있다. 하나는 ‘자본소득분배율(α)/자본수익률(r)’이고, 다른 하나는 ‘저축률(s)/성장률(g)’이다. 피케티의 전체 분석에서 베타값이 클수록 국민소득에서 노동이 가져가는 몫이 줄고, 같은 의미로 자본이 가져가는 몫이 크기 때문에 결국 세습 자본주의로 나가게 된다. 아파트를 포함한 부동산의 가격은 베타값에서 대표적인 자본에 해당하고, 임금은 대표적인 소득에 해당한다.

피케티는 선진국에서 이 베타값이 일반적으로 5∼6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런데 경제학자 정태인은 2014년에 한국의 베타값이 7.5에, 2018년에는 8.2에 이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일정한 경제 발전 단계에 이른 국가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자산 불평등 연구로 유명한 김낙년 교수는 한국의 베타값이 유례없이 높은 중요한 이유로 아파트를 포함한 부동산 자산 가격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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