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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성은 인간의 일자리 영역으로 남을까? 인공지능의 발전 현황

장흥배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원

창조성은 동물과 인간의 경계다. 이제 인공지능(이하 ‘AI’) 시대에 창조성은 기계와 인간의 경계로 다뤄지는 주제가 되었다. 그러나 전자가 여전히 유지되는 경계라면, 후자는 논쟁적인 주제가 되었다. 이미 인간의 초보적인 창조성을 구현한 AI의 등장으로 창조성은 인간을 정의하는 고유한 기준으로서의 지위를 잃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철학적인 논쟁은 여전히 필요하고 진행형일 것이다. 그러나 일자리의 미래와 관련해 인간과 AI의 창조성의 질적 차이를 논하는 것은 실익이 없어 보인다.

여기서는 범용 AI 개발 경쟁으로 치닫는 AI의 발전사를 핵심 기술의 발달과 함께 짚어 보고, 범용 AI 개발이 일자리의 미래에 대해 갖는 함의를 간략하게 다루고자 한다.

기계 학습과 심층 학습

AI의 개발이 궤도에 오른 1950년대에 AI 개발 방법론은 크게 두 가지 길을 걷게 되었다. ‘규칙 기반(또는 상징적) AI’와 ‘확률·통계적 패턴 인식 기반 AI’가 그것이다. 전자를 성인이 규칙과 문법을 숙지하고 단어를 암기하는 방법으로 외국어를 배우는 방법에 비유할 수 있다면, 후자는 어린아이가 모국어를 배우는 방식에 비유할 수 있다(Erik Brynjolfsson & Andrew McAfee, 2018).

기호를 처리하거나 인간의 논리적 사고를 재현하는 전자의 방법은 AI 개발 초창기에 주된 방법론이었다. 하지만 규칙 기반 접근법은 언어 인지, 번역, 이미지 분류 등의 영역에서 수십 년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더뎠고, 결국 1980년대 말에 이르러 ‘AI 겨울’을 맞고 말았다. 이는 기계에 모든 규칙과 패턴을 입력하여 기계가 제대로 사용하게 만드는 것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AI에 가구류의 이미지를 인식하는 규칙을 넣는다고 가정해 보자. 의자는 다리가 있지만 좌대에 붙어 있거나 아래를 천으로 감싸거나 천장에 매달려 있는 경우는 예외라는 식의 모든 사항을 규칙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Brynjolfsson & McAfee, 2018). 번역을 예로 들면, 규칙 기반 접근은 프로그래머에게 엄청난 시간을 요구하고 그 효율성은 규칙과 단어 정의의 명확성에 크게 의존한다. 이것은 기계에 해당 언어의 모든 문법 규칙, 어휘, 숙어의 기원 등을 입력할 것을 요구한다. 그런데 단어는 사전적辭典的 정의로 축소될 수 없고 문법 규칙에는 수많은 예외가 존재한다(Brugel.org, 2017).

로봇공학에서 인간과 같은 신체 능력을 가진 로봇을 만들기가 극히 어려운 이유는 흔히 로봇공학자 한스 모라벡Hans Moravec의 이름을 딴 “모라벡의 역설”로 설명되어 왔다. “지능 검사나 서양장기에서 어른 수준의 성능을 발휘하는 컴퓨터를 만들기는 상대적으로 쉬운 반면, 지각이나 이동 능력 면에서 한 살짜리 아기만 한 능력을 갖춘 컴퓨터를 만드는 일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현재의 로봇은 모라벡의 역설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Brynjolfsson & McAfee, 2016)

로봇이 아이의 신체 능력처럼 쑥쑥 성장하는 것을 막았던 것이 모라벡의 역설이라면, 규칙 기반 AI의 실패를 불러온 것은 영국인 화학자이자 철학자 마이클 폴라니Michael Polanyi의 이름을 딴 “폴라니의 역설”이다. 사람이 타인의 얼굴을 인식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은 쉽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폴라니는 이를 “우리는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안다”라는 말로 요약한다. 규칙 기반 AI는 인간의 ‘상식’적인 감각 기능이 해내는 일들을 기계에 규칙과 절차로 모두 입력할 수 없는 한계 앞에서 좌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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