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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사회상속제(안)에 대한 비판적 평가*

이건민 기본소득신진연구자네트워크

1. 열며

“기본자산”(“기본재산”, “기본자본”, “사회적 지분 급여” 등으로도 불림)이란 보편성, 무조건성, 개별성, 현금 지급이라는 특성은 “기본소득”과 공유하면서도 기본소득과는 달리 주 또는 월 단위로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대신 성인 초기에 일회성으로 목돈을 지급하는 정책을 말한다.** 기본자산은 18세기 말 토머스 페인이 제안한 이래로 제임스 토빈, 윌리엄 클라인, 로버트 헤이브먼, 브루스 애커만과 앤 앨스톳 등 여러 사람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제안된 바 있으며(판 파레이스, 판데르보흐트, 2018: 86), 그리 크지 않은 액수이긴 하지만 영국, 스페인 등에서 실제로 도입된 바 있다(위의 책 제2장 후주 4). 기본자산이 추구하는 핵심 정책 목표는 바로 기회의 평등 제고와 자산 재분배로서, 그 재원으로는 부유세, 상속세, 증여세가 제안되고 있다. 성인 초기에 들어서는 청년들 사이에 기회의 평등을 높이기 위해 사회가 그들에게 일정 자산을 물려주자는 ‘사회적 상속(social inheritance)’이라는 개념에 비추어 볼 때, 부유세와 상속세와 증여세가 기본자산의 재원으로 제시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기본자산과 유사한 정책이 제출된 바 있다. 2017년 대선 때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는 ‘청년사회상속제’라는 공약을 제안했다. 20세가 되는 청년 모두에게 1천만 원씩 자산을 지급한다는 정책 구상으로서, 상속세와 증여세 세입을 재원으로 고려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선 후에 심상정 의원은 이 공약을 정교하게 다듬고 나서 국회에 「청년사회상속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의안 번호: 12473, 발의 연월일: 2018. 3. 14, 발의자: 심상정 의원 등 12인). 법안의 내용을 보면, “국가가 20살(만 19살) 청년들에게 1천만 원의 기초자산을 지급하자”는 것으로, 그 취지는 “불평등 해소와 기회 균등이라는 상속·증여세의 본래 취지를 살려 그 세입 예산으로 국가가 청년들에게 사회 상속을 해 주자는 것”이다(엄지원, 2018. 3. 14). “2017년 기준으로 5조 4천억 원에 이르는 상속·증여세 재원이면 61만 명(2018년 기준)의 20살 청년에게 충분히 자산을 배당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였다(엄지원, 2018. 3. 14).

발의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서 청년사회상속제(안)은 한동안 잠잠한 듯했으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청년기초자산제”(‘청년출발자본’ 정책)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2019, 7. 17; 이제형, 2019. 7. 22). 논의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서, 서울시가 앞으로 청년기초자산제를 실시하게 될지 자체도, 그리고 만약 향후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그 구체적인 형태가 정의당에서 제안했던 청년사회상속제(안)과 얼마나 유사할지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청년사회상속제(안)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검토할 이유는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

첫째, 기본자산과 유사한 제도로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제안되었다는 점에서 청년사회상속제(안)은 향후 서울시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 혹은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 검토 단계에서 논의 테이블의 중심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둘째, 청년사회상속제(안)을 비판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이 정책안에서 후퇴하는 형태가 아니라 전진하는 형태의 새로운 정책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새로운 정책(안)이 기존의 청년사회상속제(안)에서의 미세 조정 수준에 그치는 형태로 제안되든 아니면 그것을 대폭 수정한 형태로 제안되든, 청년사회상속제(안)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은 앞으로 제시될 특정 제안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 글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2절에서는 청년사회상속제(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이를 비판적으로 평가한다. 3절에서는 청년사회상속제(안)에서 제안된 액수가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으로 환산하면 어느 정도의 크기가 되는지를 계산하고, 이를 토대로 몇 가지 함의를 도출한다. 마지막으로 결론에서는 평가 내용을 요약하고 정책적인 시사점을 제시하면서 글을 맺는다.

* 본고의 일부 내용은 정치경제연구소 ‘대안’에서 제작한 팟캐스트 《이럿타》에서 소개된 바 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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