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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와 포스트휴먼,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강준상*

《알파고》가 처음 등장했을 때, 프로 기사들은 “인간이 두는 바둑 같다”라고 말하곤 했다. 그 이전의 바둑 프로그램들은 기계 같았는데 《알파고》는 생각하는 인간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알파고》는 이세돌과의 세기의 대결에서 승리한 이후, 세계 1위 커제까지 가볍게 이겼고, 《알파고》끼리 둔 50국의 기보를 남기고 사라졌다. 기사들은 《알파고》의 바둑을 공부하며,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바둑을 두는 것 같다고 말하곤 한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인간들은 학습해 온 방식을 벗어나지 않지만 《알파고》는 인간들이 두지 않는 창의적인, 아니 창의적으로 보이는 수들을 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들은 《알파고》의 수를 보며 반성하고 새롭게 공부하고 있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구절에서 어떤 영화 한 편이 떠오를지 모른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1982년 영화 《블레이드 러너》.

영화 속에서 리플리컨트(복제인간)를 만드는 회사의 회장 타이렐은 신형 복제인간(넥서스 6호)의 모토가 “인간보다 더 인간답게”라고 말한다. 이 모토는 역설적인 의미에서 조금씩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영화의 핵심은 인간과 복제인간이 어떻게 다른지 구별하는 것에 있으나, 영화가 진행되며 과연 인간은 인간적인지, 복제인간이 더 인간적인 건 아닌지, 그렇다면 인간과 복제인간을 구별하는 것이 가능한지, 무엇보다 주인공 데커드(해리슨 포드)는 인간인지 복제인간인지 고민하게 된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배경은 2019년이었다. 올해가 2019년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아직 우리에게 《블레이드 러너》와 같은 세계가 도래하진 않았다. SF 영화 속 인간과 구별하기 어려운 사이보그, 안드로이드 등은 아직 문화적 아이콘들일 뿐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미 과학기술은 그에 가까이 다가간 것으로 보이며, 로봇과 인공지능은 많은 부분 현실화되고 있다.

이 글은 《블레이드 러너》와 재작년에 만들어진 후속작 《블레이드 러너 2049》(이하 《2049》) 두 편의 영화를 통해, 포스트휴먼 자체가 아니라 포스트휴먼 시대 인간적인 것은 무엇인지, 또는 인간이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몇 가지 징후를 살펴보고자 한다.

 

《블레이드 러너》의 첫 번째 컷과 두 번째 컷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첫 번째 컷과 두 번째 컷

 

*강준상
다큐멘터리 《달려라 휠체어, 달려라 박정혁》,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등을 연출했으며, 공연연출작으로 《옹달샘》, 《꼴》, 《줄탁동시》, 《스퀘어 – 다시 지금 여기에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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