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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자동화 럭셔리 공산주의”의 전망과 쟁점

안효상 편집주간

2008년 대침체Great Recession가 1929년 대공황Great Depression과 비교할 만한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동의한다. 하지만 대침체 직후 두드러진 것이 있다면, 이른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배계급의 무능력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고, 대안 세력의 전망 부재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든 결과는 “자본주의적 리얼리즘”이라고 하는 일종의 반유토피아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자본주의의 종말보다 세계의 종말을 상상하는 게 더 쉽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는 자본주의적 리얼리즘은 일종의 “헤게모니 없는 지배” 상태다. 헤게모니 없는 지배 상태 속에서 2011년부터 대중의 반란이 점거에서부터 새로운 정당의 출현까지 이어졌고, 이는 기성 질서의 붕괴 조짐으로까지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때 기성 질서의 붕괴는 정치 질서의 변동을 넘어서는 더 큰 위기와 함께하고 있다. 이 위기가 아론 바스타니가 “완전 자동화 럭셔리 공산주의”를 말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바스타니는 인류가 다섯 가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이긴 하다. 기후변화 및 지구온난화의 파멸적인 결과, 자원 고갈(특히 에너지, 광물, 깨끗한 물의 부족), 사회고령화, 점점 “필요 없는 사람들unnecessariat”을 구성해 가는 지구적 빈민의 증가, 기술적 실업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되는 새로운 기계 시대. 흥미로운 것은 이런 위기 속에서 바스타니는 묵시록적 미래가 아니라 매우 낙관적인 내일을 그려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완전 자동화 럭셔리 공산주의”다.

바스타니는 보통 20세기의 실패한 프로젝트를 가리키는 “공산주의”라는 용어를 굳이 쓰는 이유를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이때 그가 공산주의라는 말로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일이 없어지고 희소성이 풍요로 대체되며 노동과 여가가 서로 섞이게 되는 사회다.

이런 공산주의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프로젝트가 된 이유를 바스타니는 자신이 “세 번째 단절the Third Disruption”이라고 부르는 기술 변화에서 찾는다. 첫 번째 기술적 단절은 이른바 농업혁명이며, 두 번째 기술 단절이란 산업혁명을 말한다.

그리고 자본주의사회에서 이런 변화가 가져올 결과를 맑스의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에 들어 있는 「기계에 관한 단편」에 의지하여 그려 내고자 한다. 그에 따르면, 맑스의 사고 가운데 크게 주목받지 않고 있는 측면은 자본주의가 기계로 노동을 대체하는 경향에 대해 그가 어떻게 인식했느냐는 점이다. 그리고 이것이 모순으로 가득한 체제에서 이 체제를 잠재적 해방의 힘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본다.

 

* Aaron Bastani, Fully Automated Luxury Communism: A Manifesto,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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