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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대 80의 사회와 조국 사태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SNS가 있어 다행이라 생각하는 요즘이다.

드라마 《녹두꽃》이 방영될 때 <죽창가>를 페이스북에 올렸던 조국은 자신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프로필 사진을 자주 바꿨다. 자신을 수호하겠다는 구호가 자랑스러워서인지 서초동 촛불시위 장면을 걸기도 했고, “불쏘시개”라는 말을 남기며 법무부에서 퇴장하는 모습을 올리기도 했다. 페이스북이 자의식 과잉의 전시장이긴 하지만, 그가 지금의 사태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일이었다.

혁명을 꿈꿨던 그의 옛 사노맹 동지들과 서울대 친구들, 그리고 그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이론가도 하나둘 커밍아웃을 시작했다. 세계를 뒤집어 보겠다는 그들의 꿈은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이라는 꿈으로 변해 있었다. 이진경부터 장정일까지, 전설처럼 책 속에 존재하던 이들의 고백이었다.

조국이 끝낸 노무현 장례식

다행스럽게도, 조국 사태를 통해 “386” 또는 “586”을 제대로 알고 비판할 수 있게 됐다.

첫째로는 경제적, 문화적 위치와 관련된 것이다. 조국은 자신의 인맥과 문화적 자본을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활용하는 삶을 살았다. 자신과 부인이 교수이고 많은 친구가 교수이거나 대학 총장이거나 법조인인 조건에서, 다른 사람이라면 감히 접근할 수 없는 문화적, 교육적 혜택을 누리며 살았다. 과거 “혁명 이론가”였던 이가 사모펀드에까지 투자했다는 사실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물론, 불법은 없었고, 당연히 열심히 노력했다. 우리가 주목해야하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다. 합법적으로 부와 문화적 자본을 독점하고 자식들을 교육과 시험이라는 경쟁에서 승리하게 하여 지위를 세습할 수 있는 지배 집단이 등장한 것이다. 군부독재에 맞서 싸울 때는 적이 분명해서 힘들고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적이 눈에 보이지 않아 싸움이 어렵다는 말이 한때 유행이었는데, 그 막연한 지배 집단이 누구인지를 이번 사태가 보여 줬다.

두 번째는 386의 사상적 붕괴다. 이들은 검찰 개혁에 몰두하면서 “조국 수호”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을 뿐, 불평등 문제에 대해서는 완전히 눈을 감았다. 그들은 조국에 대한 많은 국민의 분노를 “진보의 도덕 결벽증”이라는 완전히 시대착오적 잣대로 분석하려 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더 큰 잘못을 했는데 진보 인사들의 도덕적 결함에 대해서는 국민이 더 날뛴다는 것이다.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를 도덕의 문제로 치환해 버리는 그들의 편리함은 “과학적 사회주의”라는 그들의 옛 분석 틀이 얼마나 공상적이었는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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