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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노동자, 86일간 파업하다

임성용*

필자는 2014년도에 서울시 성북구에서 청소차를 운전한 적이 있다. 서울시가 시범 사업으로 실시한 ‘재활용 정거장’ 위탁 업무였다. 재활용 분리수거대 설치를 비롯해 주민 교육, 재활용품 배출량 산출, 적치장 관리, 매입 물품 회계, 월별 사업 보고(시청과 구청 각각)까지 할 일이 매우 많았다. 그래서 흔히 환경미화원이라고 부르는 청소 노동자들의 고충을 필자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경미화원이라고 하면 지방자치단체장이 관내 쓰레기 수거, 도로 청소, 공중 시설이나 건물의 관리를 위하여 고용한 노동자들을 말한다. 환경미화원은 거리미화원과 건물미화원 등으로 구분된다. 생활 쓰레기, 폐기물, 재활용품, 음식물 쓰레기는 지자체에서 처리하지 않고 대부분 위탁업체에 맡긴다. 언제부터인지 시설관리공단과 같은 별도의 부서를 만들어 환경과의 업무를 청소업체, 환경업체에 이관했다. 그리하여 정규직이었던 노동자는 위탁업체에 소속된 비정규직이 되었다.

필자가 일한 성북구도 마찬가지였다. 쓰레기 처리 업무가 입찰을 통해 위탁으로 전환되자 그와 관련된 모든 일은 해당 업체의 몫이었다. 규모가 큰 업체는 서울의 여러 구청과 계약을 맺는다. 재활용 선별장 수준의 영세한 업체들은 감원이나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을 기반으로 운영한다. 위탁이 곧 열악한 노동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예컨대 청소차를 운행하는 운전자 한 명에 수거 미화원 두 명이 하던 일을 위탁업체에서는 운전자 혼자서 해야 한다. 골목골목 운전하면서 곳곳의 거점마다 무거운 쓰레기 자루를 옮기고 차에 싣다 보면 금방 적재함이 차 버린다. 차에 여러 번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적치장에 가서 짐을 비우고 다시 수거하기를 수십 번 하는 고된 작업이다. 세 명이 하면 오후 두세 시쯤 끝날 일을 혼자서 하니 새벽 5시부터 시작해 오후 5시가 넘어야 겨우 끝난다. 일 년 만에 결국 손가락 관절은 물론 무릎도 아파 도저히 할 수가 없어 그만두었다. 위탁의 참혹함을 그때 톡톡히 경험했다.

청소 노동자, 아직도 절반이 비정규직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 청소 업무를 담당하는 환경미화원은 5,577명이라고 한다. 이 중에서 직영, 그러니까 구청 소속은 2,559명이다. 나머지 3,018명은 용역업체 소속이다. 말하자면 청소 노동자들은 여전히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어 있는 셈이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청소 노동자는 모두 용역업체 소속이다. 관공서도 다를 바 없다.

2012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뒤에 정규직화를 추진했다. 청소 노동자들을 ‘공무직’,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이로 인해 서울시청에서 일하는 청소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되는 큰 계기를 마련했다. 그렇다고 해서 청소 노동자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은 아니다. 직영이 된 구청에서 채용하는 환경미화원 취업이 바늘구멍인 이유만 봐도 알 수 있다. 정규직으로 선발된 선택받은 소수를 제외한 청소 노동자들의 처우는 여전히 열악하다. 단순 미화 업무가 아닌, 생활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 청소는 서울시 자치구 거의 모든 곳이 아직도 위탁업체에 맡기고 있다.

 

*임성용
화물 운수 노동자, 시인. 시집으로 『하늘공장』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뜨거운 휴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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