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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정치와 기본소득 (1)

안효상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상임이사

 

현대적 의미의 기본소득이 정립되던 시기에 기본소득에 대한 생태주의적 옹호가 주요한 흐름 가운데 하나였던 것을 감안하면, 기후변화의 도전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느껴지는 지금 생태주의에 근거한 기본소득 주장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경제성장론이 지배적인 이데올로기이자 담론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최근 부상한 기본소득 주장은 ‘일자리 없는 미래’에 대한 보완책으로 제기되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한 가장 포괄적이면서도 낙관적인 대응인 녹색 뉴딜의 경우, 기본소득에 반대하면서 일자리 보장을 주된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기본소득과 함께 사회적, 생태적 전환을 도모하는 사람들에게 현재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의는 하나의 도전이다.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사람은 좌우의 어느 이데올로기에 속하지만 기본소득 자체는 좌도 우도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기본소득은 생태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기본소득을 옹호하는 것은 규범적인 방식의 정당화와 달리 기본소득의 효과에 주목하고 그 효과가 이른바 생태적 전환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가정하는 데서 나온다. 이때 보통 말하는 기본소득의 효과란 (완전)고용을 위해 경제성장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것, 시장 노동 이외의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것, 이런 활동이 탈물질적이고 관계적 활동일 수 있다는 것, 더 나아가 자본주의적인 소비 주체가 아닌 새로운 주체성의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등이다. 하지만 효과에 주목해서 기본소득을 옹호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가 노동시장 참여 및 경제활동 촉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본소득에 대한 생태주의적 옹호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이는 어떤 기본소득인가, 그리고 기본소득은 어떤 다른 정책, 제도, 가치 등과 결합할 때 이른바 진보적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게다가 지금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생태적(기후적) 도전은 매우 심각하다. 따라서 기본소득이 생태적 전환에 미칠 수 있는 효과를 말하기 전에 우선 우리가 직면한 생태적 도전과 그 해법을 정리하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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