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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리키》 ― 켄 로치에 대해 말하자!

강준상*

2014년 《지미스 홀 Jimmy’s Hall》 이후 켄 로치는 돌연 은퇴를 선언한다. 그러나 2016년 《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로 다시 찾아왔고, 그 작품은 칸에서 그의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많은 사람은 《나, 다니엘 블레이크》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번에 《미안해요, 리키》(2019)라는 작품으로 다시 찾아왔다.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영국 보수당 정부의 복지정책에 분노해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만들지 않을 수 없었을 거라고 말한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는 주인공인 케이티가 푸드뱅크에서 생필품을 얻는 장면이 있는데, 켄 로치는 그때 많은 노동자가 임금이 형편없이 낮아 푸드뱅크에서 식품을 배급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때부터 《미안해요, 리키》를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올해로 그의 나이 84세, 《미안해요, 리키》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지 않길 바란다.

《미안해요, 리키》의 원제는 “Sorry We Missed You”다. “미안해요, 우리가 당신을 놓쳤어요.”쯤 될 것이다. 의미하는 바가 궁금했다. 영화에 이 문장은 두 번 등장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리키가 아내에게 식탁 위에 남기는 메시지

주인공인 리키는 택배업을 하는데, 하루는 딸 리사와 함께 일한다. 방문한 집에 사람이 부재할 때 물건을 함에 넣어 두고 가며 딸 리사가 남겨 두는 스티커에 적혀 있는 문구로 이 문장이 처음 나온다. 한국의 택배 관행으로 본다면 택배 노동자가 남겨 놓는 문자메시지 ‘상품을 문 앞에(또는 경비실에) 보관(또는 전달)하였습니다’와 같은 의미일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같은 스티커 장면이 한 번 더 나온다. 리키는 부상을 당해 일하러 나가선 안 될 상황인데, 새벽에 가족들 몰래 집을 나서며 탁자 위에 아내에게 메시지를 남긴다. “화내지 마 애비, 난 괜찮을 거야,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앞서 말한 스티커에 쓰고 집을 나선다. 이 마지막 장면에서 ‘당신을 놓쳐서 미안하다’는 의미는 가족들에게 전하는 아버지의 메시지가 된다.

켄 로치 감독이 “Sorry We Missed You”라고 영화의 제목을 전할 때 여기서 “We”는 켄 로치 스스로이기도 하고 동시대 우리 모두이기도 하다. 또한 “You”는 리키와 같은 불안정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이기도 하다.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을까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강준상
다큐멘터리 《달려라 휠체어, 달려라 박정혁》,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등을 연출했으며, 공연연출작으로 《옹달샘》, 《꼴》, 《줄탁동시》, 《스퀘어 – 다시 지금 여기에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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