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제52호 | 2017.10

책 머리에

개인들의 자유와 존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1848년혁명 당시 민주파의 지도자였던 르드뤼-롤랭Ledru-Rollin은 다음과 같이 말함으로써 현대 대중 정치의 중요한 측면을 드러냈다. “나는 저들의 지도자다. 나는 저들을 따라가야 한다.” 물론 좀 더 근본적인 사회변혁을 원하던 사람들은 그의 이 말을 조롱거리로 삼기도 했으며, 이를 가리키는 꽤 오래된 말이 있다. 대중 추수주의! 하지만 계몽, 이성, 지도라는 말로 행해졌던 참혹한 20세기의 사건들을 뒤로 한 이후, 누구도 함부로 ‘전위의 지도’를 말하기 어려워졌다. 게다가 포스트민주주의 하에서 점점 더 우스꽝스럽거나 철면피하거나 아무 생각이 없는 정치 지도자를 경험한 이후에는, 도대체 지도자라는 게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피해 갈 수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르드뤼-롤랭의 말을 예시적인 것으로 읽으면서 긍정성을 부여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여전히 또 다른 질문이 남아 있다. “따라가야” 할 “저들”이 어디에 있는가? 좀 더 근본적으로, “따라간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전자는 ‘대중의 형성’ 혹은 ‘주체의 형성’이라는 말로 바꾸어 쓸 수 있을 것이다. 후자는 ‘지도자와 대중의 관계’ 혹은 ‘지도자가 하는 행위에 대한 파악’으로 재개념화할 수 있다.

목차

특별기고
신고리5, 6호기공론화위원회, 공약의 후퇴인가 한 걸음 전진인가 _ 용석록

기본소득과 생태적 전환 _ 금민
1987년 노동자대추쟁의 사람들에게서 2017년에 듣다 (2) _ 허영구

기본소득 아이디어의 역사
죠셉 샤를리에의 기본소득 구상 _ 안효상

안재성이 만난 사람
피의 빚을 갚다, 사코다 히데후미 _ 안재성

허영구의 노동시간 이야기
열 번째 이야기: 경비·청소 노동자 (4) _ 허영구

서양철학 산책
누에콩을 조심하라 _ 임영근

독서인
이 땅의 사람들이 읽은『자본』들 _ 김태호

기본소득 소식
기본소득운동의 지역 확대 흐름과 2017년 알래스카 설문조사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