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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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의 선택이다

앙드레 지드가 자신의 유일한 ‘소설’이라고 한 『위폐범들』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제도와 인습에 대한 반항뿐만 아니라 거짓된 세계 속에서 “진정한 삶과 의미”를 찾을 가능성 혹은 이를 위한 분투를 경험하는 일이 될 것이다. 과거에 반항해야 할 혹은 전복해야 할 제도와 인습은 좌파에게 꽤나 명료해 보였다. 체제로서의 자본주의라든가 “자본주의 최고의 단계로서의 제국주의” 혹은 “독점자본의 정치적 지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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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왕자와 천장의 눈

임영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상임연구원 종교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은 종교에는 도덕성을 떠받치는 강력한 힘이 작용한다고 믿는 듯하다. 이런 생각을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에서 엿볼 수 있다. 커다란 방에 이 세상에서 딱 하나밖에 없는 예술품이 설치되어 있다고 상상해 보자. 방 중앙의 작은 테이블 위에 아름답고 멋지고 난해한 예술 작품이 놓여 있다. 다채로운 색깔의 온갖 손잡이와 황금빛 지렛대, 반짝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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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와 휴식

박기순 충북대 철학과 교수 1. 필요한 일과 필요하지 않은 일 플라톤이 남긴 저작들은 대부분 마치 희곡처럼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그것들은 “대화편”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는 왜 그렇게 글을 썼을까? 답은 아주 간단하다. 그에게 대화는 철학하는 방식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플라톤의 철학적 방법으로 알려진 ‘변증술dialectics’이 ‘대화하다dialegesthai’ 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것이라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난다. 변증술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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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론과 디지털 전환

장흥배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원 1. 문제의 제기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게 된 계기는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2016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의 변화상을 이 용어로 기술하면서부터다. 이 용어는 그 이후 정부, 기업, 학계, 언론 등이 널리 사용하면서 대중적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는 2016년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과 대결해 승리하는 사건이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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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이주노동자의 죽음

고영란 위험한 일에 내몰리는 현실 지난 12월 11일 새벽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 컨베이어 벨트 사고로 인한 스물네 살 김용균 씨의 죽음은 원청과 하청, 간접고용 등으로 최소한의 인원만 일터에 투입하는 용역 회사 노동자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 주었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반지가 갖고 싶었던 김용균 씨에게 택배가 도착했지만, 반지의 주인공은 세상을 떠나고 그의 꿈과 낭만은 유품으로 남았다. 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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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정책의 파산에 대한 고찰

– 진보적 신자유주의란 가능한가? 유승경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부소장 들어가며 프랑스에서 지난해 11월 17일부터 ‘노란 조끼 시위 le Mouvement des Gilets Jaunes’가 일어난 직접적인 계기는 마크롱 정부가 단행한 유류세 인상이다. 유류세 인상은 단순히 세수를 올리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친환경 정책의 일환이기도 했다. 프랑스는 2016년에 체결된 파리기후변화협약의 가입국으로서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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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것과 속된 것

임영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상임연구원 저 아랫동네 누구네 집에서 상량식이 열린다고 했다. 초가집이 하나둘씩 신식 집으로 바뀌던 70년대 초의 일이다. 어린 나이에 상량식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그 말뜻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새집이 번듯하게 세워진 것을 축하하며 잔치를 벌이는 자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무튼 상량식이 뭔지는 몰라도 떡과 고기를 얻어먹을 수 있겠다는 기대에 부풀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