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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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악에 맞서는 정의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 재판을 보면서 악의 진화를 알아차리고 악의 평범성 혹은 평범한 악에 대해 논구했다. 평범한 악은 추악하거나 기괴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종교적 악과 달리 범속하고 일상적이다. 아렌트는 평범한 악에 맞서 개별적 감수성인 양심을 내세운다. 아렌트 이후 악의 평범성 혹은 평범한 악은 어느덧 상식이 되었다. 우리와 한참 떨어져 있는 거대한 악만큼이나 일상 속에 악이 스며들어 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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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가 아닌 권리로서의 기본소득, 어떻게 해야 시행 할 수 있을까?

김태호 발행인 1. 처음으로 번역된 가이 스탠딩의 글을 접한 한국 독자들은 당황했을 것이다. 적어도 이 글을 쓰는 사람은 그랬다. 「CIG, COAG, COG:논쟁에 대한 비평」(『분배의 재구성. 기본소득과 사회적 지분 급여』,나눔의 집, 2010년). 한국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막 시작되던 시점에 그 글은 제목부터 너무 전문적이어서 쉽게 읽을 수 없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 책은 2006년에 나온 “Redesigning Distribu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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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라철학과 고딕건축

임영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상임연구원 서양의 미술 작품을 깊이 있게 읽어 내는 작업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작품을 읽는 일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 미술사학자 에르빈 파노프스키Erwin Panofsky(1892~1968)의 설명을 들어 보면 어느 정도 추측이 가능하다. 파노프스키는 『도상해석학 연구』에서 미술 작품을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를 다루면서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생각해 보자고 한다. 미술 작품을 어떻게 분석하는가 길을 걸어가는데 건너편에서 아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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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투쟁에 내몰리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과 노동정책*

임운택 계명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1. 문재인 정부의 경제 및 고용정책의 민낯 문재인 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구조화된 극단적 노동유연화에 기초한 신자유주의적 경제 패러다임을 타파하기 위해 내세운 ‘소득 주도 성장론’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첫째, 국제수지 흑자 행진이 지속되고 심지어 지난 5월 기준 경상수지 흑자가 86억8천만달러로 2017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한국은행 2018년 7월 5일 발표), 민생에 깊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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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부진의 진상과 원인

유승경 정치경제연구소‘대안’부소장 1. 머리말 최근 고용 부진을 둘러싸고 문재인 정부와 보수 진영이 크게 충돌하고 있다. 보수 진영은 문 정부가 추진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 참사’를 낳았다며 정부의 정책 기조인 ‘소득 주도 성장’을 전면 철회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고용 부진은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인구구조 변화와 제조업 경기 악화에 따른 것이라며 정책 기조를 바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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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받을 권리’를 ― 온국민기 본소득운동본부 활동을 돌아보며

용혜인 기본소득정치연대 공동대표 ‘기본소득을 받을 권리’를 위해 모이다 2017년 5월 18일, 광주민주화항쟁이 벌어진 지 37주년이 되는 날이었죠. 그리고 국정 농단에 분노해 타오르기 시작한 촛불로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대통령 선거를 통해 문재인 후보가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9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날 제37주년 5·18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아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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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의 어둠

우리가 처한 상황을 아서 쾨슬러의 소설 제목 『정오의 어둠』에서 따오는 것은 변주이긴 하지만 그리 이상하지는 않다. 1920년대와 30년대에는 유토피아적 이념의 고양과 환멸이 교차했다면, 촛불혁명의 밝음은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 박혀 있는 어둠과 대조된다. 한편으로 우리는 추상적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구체적인 인격에 투사했지만, 일상의 삶은 추상적인 패러다임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 이는 사립 유치원 원장들이 가장 노골적으로 이야기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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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으로 국민주권을 지키려는 맥도날드 라이더

최저임금 1만원. 알바들의 유쾌한 반란 개정판 박정훈 지음| 2018년 7월 | 240쪽 | 박종철출판사 김태호 발행인 1. 2012년 대통령 선거에 한 여성 청소 노동자가 후보로 등록했다. 민주노총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 지부장 김순자. 선거운동본부 ‘순캠’은 비정규직노동자를 후보로 내세운 선본답게 “최저임금 1만원”, “온 국민 안식년 제도”, “기본소득”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얻은 표만 보자면 커다란 의미를 남겼다고 할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