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정부, 가난한 국민: 문재인 정부의 재정정책 비판

이강국 리쓰메이칸대학立命館大学 경제학부 교수

1.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소득 주도 성장”을 제시한 문재인 정부의 집권 2년이 지났다. 소득 주도 성장은 임금과 가계소득을 증가시켜 소비와 총수요를 늘리고, 나아가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경제성장 전략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한편으로는 1997년 외환금융위기 이후 불평등이 심화하고 성장이 정체된, 불평등과 저성장의 악순환에 대한 우려에 기초한 것이었다. 또한 낙수효과를 주장했던 보수 정부의 규제 완화와 ‘부채 주도 성장’의 실패에 대한 반성도 그 배경이었다.

소득 주도 성장은 노동소득분배율이 높아지면 총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진보적인 케인스주의 경제학자들의 “임금 주도 성장” 이론에 기초한 것이다. 실제로 여러 실증 연구는 1997년 이후 한국 경제가 임금 주도 체제임을 보인 바 있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노동소득분배율의 상승이 소비는 크게 증가시키지만 투자와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은 미미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고 사회복지가 부족한 한국의 현실을 반영하여 ‘소득 주도 성장’이란 이름을 붙였고 이에 기초한 여러 정책을 도입했다. 정부가 밝히고 있듯이, 소득 주도 성장의 세 축은 최저임금 인상 등의 가계소득 증대, 의료비와 주거비 등 생계비 감축, 사회안전망과 복지의 확대다.

2019년 5월 현재,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은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실질경제성장률은 하반기 이후 투자 감소를 배경으로 2.7%를 기록하여 전년의 3.1%에 비해 낮아졌다. 2018년 하반기 이후에는 경기 둔화가 심각해졌고 2019년 들어서는 수출 감소를 배경으로 투자가 급락하여 1분기의 전 분기 대비 실질경제성장률 속보치는 -0.3%를 기록했다. 2018년 고용 증가도 9만7천 명에 그쳐 우려를 던져 주었다. 물론 고용 증가의 둔화에는 인구 고령화, 제조업 위기, 건설업 불황 등의 요인들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지만,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도 제한적이나마 있었을 것이다. 특히 가계동향조사를 둘러싼 통계 논란이 존재하지만, 2018년은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사이의 격차가 확대되어 불평등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근로자 가구는 전반적으로 소득이 증가했고 저임금노동자가 줄어들었으며 임금 불평등도 감소했다. 또한 실질임금 상승률이 높아져 노동소득분배율도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임금 주도’까지는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배경으로 오랫동안 위축된 가계소비가 견고하게 증가하여 2018년에는 민간소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았다. 하지만 이것이 저소득층의 소비 증가라 보기 어렵고, 민간소비는 최근 둔화되고 있으며, 투자 감소가 심각하여 소비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한계도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정부가 기대하는 ‘소득 주도 성장’의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 외에 사회복지 확대나 경제의 구조 개혁 등 다른 정책들의 실행에 한계가 많았다는 것과 관련이 클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2018년 재정정책의 실패가 이러한 실망스러운 결과에 큰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래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재정정책을 비판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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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과 국가정책: 노동의 국제화된 비정형화

지드 아흐메드 수시Sid Ahmed Soussi 몬트리올 퀘벡주립대학교 교수, 번역 윤철기 몬트리올 퀘벡주립대학교

 

이 글은 ‘일시적 이주노동’의 흐름이 끼치는 국내 수준에서의 사회경제적 영향을 고용 규제, 노동관계, 노동의 사회권 보장 등을 중심으로 분석한 국제 비교 연구를 담고 있다. 캐나다의 정부 정책에 따라 노동계를 구조화하고 있는 이 세 가지 차원의 변화를 새로운 형식의 불평등 산출과 관련하여 검토하고자 한다. 불평등을 제도화하는 이러한 메커니즘은 노동 공간과 여러 조직들, 특히 일시적 이주노동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산업부문들에서 확장되고 있다. 오늘날 노동 변환의 상징적 현상인 일시적 이주노동 흐름의 가속화는 위의 세 차원에서, 그리고 새로운 불평등 형식의 두 가지 구성적 벡터인 불안정화와 사회권 접근과 관련하여, 국내 차원에서 점점 더 가시적인 결과들을 낳고 있다. 이에 더해 지금껏 충분히 보고되지 않았고 국제 차원에서 증대하고 있는 고용의 “회색 지대zone grise”의 등장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방법론적으로 본고는 캐나다의 이주노동자 정책에 대한 비판적 연구를 담고 있다. 먼저 국내 비교 연구를 수행하고 이어서 국제 비교 분석을 수행할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비교 분석은 아래의 다섯 개 절에서 각각 제시될 것이다. 제1절은 노동의 국제 이주의 주요 경향과 이와 관련한 몇몇 개념들을 검토할 것이고, 제2절은 캐나다의 세 가지 주요 “일시 체류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통해 국내 차원에서 검토할 것이다. 제3절은 이 프로그램들과 관련하여 국제 차원에서 검토하고, 이 프로그램들이 노동의 불안정화와 사회적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다. 제4절에서는 일시적 이주노동의 흐름을 국제분업이라는 배경 속에서 살펴봄으로써 국제 비교의 측면을 심화시키고자 한다.

결론에서는 이 현상이 사회적 불평등과 관련해 갖는 함의를 상호교차성의 관점*에서(계급, 성별, 인종 관계에서) 살펴보고, 일시적 이주노동 규제와 관련해 국가가 보이는 양면성의 정치적 문제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또한 “시장의 지구화와 경제의 세계화”에만 근거한 전통적 사회 정치 모델이 이 현상을 설명하는 데 갖게 되는 한계에 대한 이론적 논의도 더해질 것이다. 본고에서 비교적 접근이라는 방법론을 선택하게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편으로 캐나다 프로그램은 하나의 특수한 사례이지만, 근래에 확산되고 있는 현상의 전형적 사례이기도 하다. 이는 특히 캐나다 프로그램이 기업들에 매우 높은 유연성을 부여하고 있고 국제법과 관련해서 법적으로 우회할 수 있는 장치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기업들이 국내적, 국제적 노동규범들을 쉽사리 회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강한 비정형성으로 특징지어지는 환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이주노동의 흐름은 노동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겠다.

* 상호 교차성의 관점은 근래에 사회과학, 특히 사회학에서 크게 발전해 왔다. 이 개념은 “인종”의 사회적 관계 또는 “인종화”되거나 “종족화”된 사회적 관계를 성별화된 사회적 관계 및 계급의 사회적 관계와 결합시키는 불평등과 차별과 관련하여 특히 중요하게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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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핵 정책과 반핵운동

김준한 반핵지구인행동 회원

 

“언론인 여러분께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가짜뉴스를 생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민들도 불안해한다. 문재인 정부 에너지정책 전환은 60년에 걸쳐 점진적, 점차적으로 에너지믹스를 조정하는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원전은 줄어든 적이 없다. 탈원전 한 적이 없다.”

지난 5월 7일,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가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노골적으로 탈원전 한 적이 없다고까지 했지만, 한편 새로울 것이 없는 발언이다. 당선 이후 새로운 정부의 핵 정책을 공개적으로 표방하는 2017년 6월 19일 고리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 기념사에서 공약을 파기하고선 신고리5, 6호기 공론화로 선회하면서 예견됐던 것이기도 하다. 대선 후보 공약에서 신고리5, 6호기 건설 중단을 비롯해 계획 중인 핵발전소 백지화를 표방했지만, 한 달하고도 열흘 만에 가장 핵심적인 쟁점에서 후퇴하고 만 것이다. 더군다나 고리1호기 폐쇄는 이미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수명 연장 포기 선언’이 이루어진 마당이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과라고 할 수도 없을 뿐더러, 기껏해야 현재로서는 아직 법적으로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월성1호기 폐쇄가 결정된 것 외에는 핵발전소 폐쇄 계획이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 의원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다고 하겠다.

“고리1호기 영구 정지는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이라고 야심 차게 선언한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는 이어지는 신고리5, 6호기 공론화 국면에서 언론을 통해 새로운 발언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공론화위원회의 최종 결정이 나오기 나흘 전인 10월 16일 언론에서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정부가 더는 “탈원전”이라는 용어 자체를 쓰지 않고 앞으로는 “에너지정책 전환”이라는 말을 쓰기로 했다고 전한다.

탈원전이라는 말 자체가 갑자기 핵발전소를 모두 폐기하겠다는 것으로 비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이유다. 공론화 이전에 이미 문재인 정부의 핵정책의 궤도 수정과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서의 재생에너지 개발이라는 큰 틀이 마련된 것이다.

“탈원전과 원전 수출은 완전히 별개.”

이 또한 신고리5, 6호기 공론화 결과가 나오기도 열흘 전인 10월 10일 당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원전수출전략협의회에서 한 발언이다. 이에 화답하듯 이듬해인 2018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 바라카핵발전소 건설 완공식에 참여하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덤핑과 이면 합의로 극적으로 타결시킨 계약의 완성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그리고 그해 6월 산업부는 국정현안조정점검 회의에서 특별하게 핵발전소 설비 교체 비용을 현행보다 7,810억 원 증액하고,* 원자력 전공자 채용 비중을 30%로 확대하며, 핵발전 관련 중소기업 지원 등을 대대적으로 약속하게 된다. 또한 핵 수출은 미국의 핵 기술 사용과 연동된 만큼 8월 한미원자력고위급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를 통해 한미 간에 제3국 핵발전소 시장 진출 확대 협력이라는 사전 준비를 하게 된다.

 

* 이는 핵발전소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그동안 핵 산업계의 핵발전소 수명 연장의 이유 중 하나가 매몰 비용, 특별히 수명 연장을 염두에 두고 추가로 투입한 거액의 비용을 손실로 처리할 수 없다는 경제적 이유였다는 점에서 추후 수명 연장의 명분을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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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나라에서는 기타를 만들지 않겠다는 회사

― 콜텍 해고노동자 임재춘, 13년간의 눈물

임성용

2019년 4월 23일 콜텍의 노사가 드디어 합의문에 서명했다. “4,464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함께한 공동대책위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출처: 임재춘 페이스북)

장장 13년의 투쟁이었다. 국내 최장기 투쟁 사업장 중의 한 곳이었던 (주)콜텍 해고노동자들이 13년의 복직 투쟁 끝에 마침내 회사와 합의했다.

지난 4월 23일, 노사는 아홉 차례에 걸친 교섭 끝에 어렵사리 합의안을 마련하고 조인했다. 노동자들이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한지 4,464일 만이었다.

합의문의 주요 내용은 회사의 유감 표명, 그리고 해고노동자 이인근, 김경봉, 임재춘의 명예로운 복직과 퇴사였다. 아울러 콜텍지회 조합원(25명)에 대한 합의금 지급과 민형사상 소 취하 등도 합의했다.

충남 논산에 있던 콜텍은 2007년에 일방적으로 회사 문을 닫았다. 콜텍에서 통기타를 만들던 노동자들은 모두 해고당했다. 해고노동자가 복직해도 지금은 돌아갈 공장이 없다. 그래서 합의문을 보면, 이인근(콜텍 지회장) 등은 “5월 2일 복직시키되 5월 30일부로 퇴직”하기로 했다. 또한 “소급해서 근로관계를 부활시키거나 해고 기간의 임금 등을 지급하지는 아니한다”라고 했다. “회사는 국내 공장을 재가동할 시 희망자에 한해 우선 채용한다”라고 했지만, 그럴 일은 절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콜텍 사장 박성호는 이미 공장을 인도네시아로 이전하면서,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기타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는 인천 부평에서 함께 운영하던 (주)콜트악기도 폐업한 후 중국으로 이전했고 콜트 노동자들 역시 전원 해고되었다. 두 회사 모두 사장은 박성호이며 법인만 다를 뿐이다. 따라서 콜트와 콜텍은 똑같은 정리해고 사업장이었고,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콜트-콜텍 노동자들은 한 몸으로 연대해 왔다. 다만 콜텍이 먼저 합의했다. 합의서 한 장 받는 데 13년이 걸렸다.

20년 동안 기타를 만들었던 사람

회사는 지독했다. 노사 협상이 시작된 것은 복직 투쟁이 시작되고 무려 12년 만인 2018년 12월 말이었다. 노동자들이 협상 당사자인 박영호 사장을 처음 만난 것은 13년 만인 2019년 3월 7일에 있었던 8차 협상에서였다. 사장을 만난 그날도 협상은 결렬되었고, 3월 12일 ‘콜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서울 강서구 콜텍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자리에서 콜텍 해고노동자 임재춘 조합원이 단식을 선언하고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임재춘은 합의가 이루어지기까지 42일 동안 단식했다. 그의 나이는 57세. 흰색 한복을 입고 앉아서 단식하는 그의 머리카락은 한복만큼이나 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가 해고될 당시에 마흔네 살이었을 테니, 그 길고 어두운 시간을 견뎌 온 세월이 버림받은 노동자의 이력으로 고스란히 묻어났다.

지난 4월, 필자가 단식투쟁을 지지하기 위한 집회에 참석했을 때, 그의 몸무게는 47kg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약간 말을 더듬는 듯한 충청도 특유의 사투리로 그는 말했다.

“13년을 길거리에서 싸우고 농성할 줄 알았으면 아무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렇게 길어질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깊고 강인한 눈빛을 가진 눈에 고인 눈물이 안타까웠다. 옆에 앉은 이인근 지회장과 김경봉 조합원은 차마 그 모습을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들의 눈가에도 눈물이 맺혀 있었다.

“여전히 제 꿈은 명품 기타를 만드는 겁니다.”

과연 그는 이번 생에 다시 기타를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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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용
화물 운수 노동자, 시인. 시집으로 『하늘공장』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뜨거운 휴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