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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5, 6호기공론화위원회, 공약의 후퇴인가 한 걸음 전진인가

용석록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사무국장

 

신고리핵발전소 5, 6호기 건설을 중단할 것이냐 재개할 것이냐 문제를 놓고 공론화 과정이 한창 진행 중이다. 정부는 이 문제를 500명의 시민참여단의 권고안을 받아 최종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행사에 참석해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 여부를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국무회의를 거쳐 ‘신고리5, 6호기공론화위원회’가 7월 24일 출범했다. 출범 이후 한 달 가까이 공론화위원회 운영 방법 등을 논의하고, 8월 25일부터 9월 11일까지 18일 동안 국민 2만 명을 대상으로 1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시민참여단 500명을 선정했고, 그 첫 오리엔테이션이 9월 16일 천안에서 열렸다. 그동안 정부의 공론화 방침에 대해 대체적으로 침묵하던 탈핵 진영이 시민참여단 오리엔테이션 전후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신고리5, 6호기공론화위원회가 공론화 과정을 공정하게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 글에서는 이 문제를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 추진 방향이고, 다른 하나는 신고리 5, 6 호기 공론화 과정이다.

핵발전소 전체 공론화 아닌 일부 공론화

문재인 대통령은 19대 대통령 선거 기간에 탈핵을 선언하고 그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신고리 5, 6호기 백지화’와 ‘계획 중인 핵발전소 건설 전면 중단’, ‘노후 핵발전소 수명 연장 금지’를 약속했다. 또 현안 지역 시민단체와는 완공 단계에 있는 신고리 4호기와 신한울 1, 2호기 건설을 잠정적으로 중단함과 동시에 이들 발전소 운영 여부를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협약을 체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현안 지역과의 협약 체결 내용을 바탕으로 본다면,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는 공약의 후 퇴임이 분명하다. 완공 단계인 신고리 4호기와 신한울 1, 2호기 건설을 중단시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신고리 5, 6호기도 정부가 건설을 중단시키지 않고 사회적 합의라는 명목 아래 공을 국민에게 넘겼기 때문이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탈핵 진영 내에서 크게 두 가지로 갈렸다. 현재 정부 공론화위원회의 소통협의회 대화 창구인 ‘안전한 사회를 위한 신고리5, 6호기백지화시민행동’ 진영의 취지는 신고리 5, 6호기를 공론화 과정을 통해 백지화하고 이후 신고리 4호기와 신한울 1, 2호기, 노후 핵발전소 조기 폐로 등으로 탈핵 로드맵을 짜서 추진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반면 영덕 등 현안 지역 탈핵 활동가는 탈핵 진영이 정부의 공론화위원회와 파트너(협상 대상 또는 대화 창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현 정부가 약속한 신고리 5, 6호기 백지화를 ‘지금 당장’ 정부가 이행토록 요구하며 신고리 4호기와 신한울 1, 2호기의 건설을 중단하도록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가 중반을 달리고 있는 지금, 탈핵 진영은 다소 당황해 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선거 이전과 직후에는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에 찬성하는 국민이 약 70%대였으나 공론화 과정 중인 지금은 건설 중단과 건설 재개 의견이 50대 50으로 팽팽해졌기 때문이다. 만약 공론화 결과 시민참여단이 신고리 5, 6호기 건설 재개라는 권고안을 낸다면 정부로서는 신고리 5, 6호기 건설을 백지화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신고리 4호기와 신한울 1, 2호기 건설 중단은 사 회적으로 동의 받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이 필요하다고 했던 의견이 70%에서 50%대로 낮아졌을까. 대선 때는 2016년 9월 12일에 있었던 규모 5.8 지진의 여파로 핵발전소에 대한 불안감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막상 신고리 5, 6호기 건설을 중단하려고 보니 원자력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언론은 연일 매몰 비용, 일자리 문제, 전기 요금 문제 등을 보도했다. 반면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 측 목소리는 대체적으로 축소되어 보도되거나 깊이 있게 다뤄지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정부의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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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바라는 문화·예술정책

– 영화를 중심으로

 

임순례

 

소개

임순례
영화감독. 파리제8대학에서 영화학을 공부하고 와서《와이키키 브라더스》《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남쪽으로 튀어》《제보자》등 10여 편의 상업영화와 단편영화로 널리 알려졌으며 청룡영화상 등 10여 차례 상을 받았다. 동물 보호 단체 ‘카라’의 대표이기도 하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반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장관 인선 과정에서 다소의 잡음이 들려오기도 하지만 새 정부에 거는 국민의 기대치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높다. 사실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지원은 하되 간섭은 없는’ 예술정책이 가장 바람직한 기조이지만,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이 기조를 자신들 정권의 편의에 맞춰 뒤흔들어 놓았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영화 분야에서 영화인들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첫 번째 분야는 대기업의 투자-배급-상영의 수직 계열화 문제다. CJ, 롯데, 쇼박스, 메가박스, NEW 등 몇몇 대기업 계열사가 한국영화의 전체 공정을 장악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폐해가 너무나 크고 이 중에서도 특히 스크린 독과점 부분은 가장 심각한 문제라 아니 할 수 없다.

 

스크린 독과점 방지

며칠 전인 6월 21일 개봉한 《트랜스포머 5 ― 최후의 기사》의 경우, 한국 스크린 전체인 2,575개 중에 무려 1,739개를 차지해 거의 7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였다. 30%에 불과한 나머지 스크린을 놓고 할리우드의 또 다른 블록버스터들과 국내의 대형 상업영화가 치열하게 다투는 구도에서는 다양한 영화를 골라 볼 수 있는 관객의 권리는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

중소형 규모의 상업영화가 합리적 숫자의 스크린 수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현실이고, 극장을 겨우 잡았다 하더라도 관객이 많지 않으면 개봉한 지 며칠 만에 바로 ‘퐁당퐁당 상영’이나 조조/심야편성으로 내쳐진다. 최소 상영 일수 보장 같은 절실한 구호는 그저 헛된 메아리일 뿐이다.

스크린 독과점은 관객의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의 건강한 지형도 훼손한다. 투자자는 흥행이 불확실한 중급 규모의 영화보다는 리스크가 크더라도 대형 영화를 선호하기 때문에, 결국 티켓파워가 있는 몇몇 톱스타와 연출가 외에는 살아남기 힘든 구조로 치닫고 있다. 나는 1,000만 영화 한 편보다 200만 명 정도의 영화 다섯 편 흥행이 더 건강한 지형이라고 생각하지만, 200만 관객을 지향하는 영화의 기획은 투자자의 시선을 잡아채지 못한다.

대기업의 영화 산업 수직 계열화를 타파하는 것만으로는 스크린 독과점이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한 영화가 전체 스크린의 몇 퍼센트 이상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하는 ‘스크린 독과점 제한에 관한 정책’이병행되어야만 한다.

프랑스는 12개관 이상의 멀티스크린 극장에서는 한 영화가 두 개관 이상 걸리지 못하게 법으로 금지하고 있고 12개관 미만의 극장에서도 전체 상영의 30%를 넘지 못하게 제한하고 있다. 프랑스의 관객들이 본 다양성영화(예술영화/독립영화)는 전체의 20.3%에 달하는 데 비해 한국은 3.8%에 머무르는 것은 바로 위와 같은 프랑스의 영화 정책 때문이다.

스크린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한편에서 진행되고 있기는 하다. 작년 11월 안철수 의원과 도종환 의원이 대표로 영화 배급과 상영업을 동시에 할 수 없도록 하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독립영화와 예술영화의 활성화

두 번째 기대하는 정책이 독립영화와 예술영화 활성화다.

도종환 의원은 위의 법안 발의 시, 예술영화 전용상영관에 대한 지원 사업을 영화발전기금의 용도에 포함시키고 예술영화 및 독립영화를 연간 상영 일수의 60% 이상 상영하도록 법으로 정하는 안도 담았다.

도종환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취임한 후 첫 번째 대외 행사로 독립영화 전용상영관 ‘인디스페이스’를 방문하여 독립영화인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이어서《재꽃》 관람으로 독립영화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재천명하였으니, 일단 이 부분은 매우 반가운 행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역별로 예술영화나 독립영화 전용상영관 혹은 시네마테크 건립등 관련 인프라를 확대하고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제작과 배급에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 또한 절실하다. 독립-예술영화의 활발한 움직임은 관객의 영상 문화 향유를 위한 다양한 선택권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 영화의 창의성과 새로움을 통해 상업영화 산업 근간에도 건강한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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